'아이들 보려고' 327km 걸어서 집에 가던 말레이인, 코로나19로 객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30대 가장이 아이들이 보고 싶다며 372㎞ 떨어진 고향 집까지 걸어가다 길에서 숨졌습니다.

이 남성은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15일 마이메트로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말레이시아 파항주 무아드잠 샤의 길가에서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조호르주 세가맛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을 잃고 이동제한 명령으로 주(states)간 이동과 대중교통이 끊기자 걸어서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의 고향 집은 조호르주에서 327km 떨어진 트렝가누주로, 자동차로는 5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곳입니다.

현지 매체들은 이 남성이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 지난 8일 도보 여행을 시작했고, 창백한 얼굴로 힘들게 걷는 모습을 여러 사람이 봤다고 전했습니다.

한 목격자는 "사람들이 그에게 음식을 주면서 여행을 계속하지 말라고 했지만,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인은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 당국은 그의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레이시아 보건부의 누르 히샴 압둘라 보건총괄국장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이 남성이 코로나19에로 인한 110번째 사망자라고 발표했습니다.

사망자의 가족은 장례비 1천500링깃(42만 원)을 낼 돈도 없어 주변의 도움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었으며, 장례식은 코로나19 사망자에 관한 보건지침을 따른 것으로 확인됩니다.

[ 조문경 인턴기자 / sally3923@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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