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셰일업체 파산이 지금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은 저유가 장기화와 관련 "원유 재고 증가에 따른 저장능력 부족 등으로 원유 생산중단 기업이 확대되고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셰일업체의 파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은은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저유가 지속이 미 셰일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현 유가 수준은 셰일업체의 손익분기 수준인 배럴당 50달러 안팎을 밑돌고 있습니다.

시추 비용이 들지 않는 기존 유정을 통한 생산비용, 배럴당 28달러 안팎 조차 하회하는 수준입으로, 이미 시추 중인 유정에서마저 원유를 뽑아 올릴수록 손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 WIT 가격은 지난주 배럴당 20달러 초·중반대를 기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원유 저장고인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가 지난달 24일 현재 저장능력 대비 81%에 달해 저장 시절 부족에 따른 생산 중단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은은 WTI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을 지속할 경우, 2년 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미국 내 에너지 기업이 40%에 달한다는 설문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대규모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파산기업 수가 전례 없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은은 "셰일업계 부실이 확대할 경우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도 위험이 증가하고 회사채 시장의 신용경색 등으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대형은행은 에너지 부문에 대한 대출 비중이 작지만, 일부 중형은행의 경우 대출 비중이 20%에 근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은은 "현금 확보, 차환 등을 위한 셰일기업의 자금 수요에도 불구하고 부실 우려 등으로 투자자가 이탈하면서 주식,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는 셰일업체 부실을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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