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부진 속 주가 정체
답답한 투자자들, 삼전 뺀 지수 좇는 ETF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김호영 기자]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 부진이 이어지자 ‘삼성전자 뺀 코스피’에 투자자 관심이 몰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200 초대형제외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exTOP’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지난 6월부터 급증했다.

이 ETF는 지난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100만원에 못 미쳤지만, 7월엔 1억원을 돌파하며 시장 주목을 받는다.


코스피 200 초대형제외 지수는 2018년 출시된 지수다.

코스피 200 구성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비중 10% 이상인 초대형주를 제외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뺀 코스피 200’으로도 불린다.

국내 대표주 삼성전자를 제외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소외받았던 지수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횡보세를 보이자 이 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단 후문이다.


투자자 매수세도 이어진다.

최근 한 달(6월 9일~7월 9일) 개인투자자는 ‘KODEX 200exTOP’를 약 6억4000만원가량 순매수했다.

이는 직전 한 달(5월 8일~6월 8일) 순매수 규모(2500만원)에 비춰 수십 배 늘어난 수준이다.

수익률도 강세다.

지난 7월 10일 기준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0%로 KODEX 200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 ETF의 수익률 일등 공신은 SK하이닉스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SK하이닉스는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운다.

삼성전자가 없는 코스피 200 초대형제외 지수 특성상 SK하이닉스 비중이 14.2%에 달해 수익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단 분석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반도체 슈퍼사이클 때는 펀드매니저들이 삼성전자를 더 편입하지 못해 투자자 사이에서 원성이 높았는데, 격세지감”이라며 “앞으로도 개인투자자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4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약 5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약 6조원을 23% 밑돌며 ‘어닝쇼크(실적충격)’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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