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경쟁 치열한 대형마트
‘치킨값 3만원 시대’에 3000원 치킨 등장
실질적 혜택보다 아쉬움…“줄만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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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의 한 이마트에서 시민이 치킨 구매 번호표와 치킨을 교환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까지 100% 국내산 냉장육을 튀긴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한 마리 3천480원(1인 1마리)에 선보인다. [사진 = 연합뉴스] |
대형마트들이 연일 ‘초저가 전쟁’에 나서고 있다.
3000원짜리 치킨, 800원짜리 삼겹살 같은 파격적인 가격으로 소비자 눈길을 끌지만, 정작 마트 입장에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극단적인 가격 할인 경쟁이 확산되며 초저가 마케팅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다, 한정 수량만 저가로 판매하는 방식이어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실질적인 혜택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킨부터 삼겹살까지…끝없는 ‘초저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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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 진열된 통큰치킨. [사진 = 연합뉴스] |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의 초저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 곳에서 파격적인 가격의 상품을 내놓으면, 다른 곳이 이를 의식한 듯 더 낮은 가격의 상품으로 맞불을 놓는 식이다.
최근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초저가 상품은 단연 치킨이다.
원가 상승과 배달 수수료 인상 등으로 ‘치킨값 3만원 시대’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1만원도 되지 않는 파격적인 가격에 치킨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치킨전쟁의 서막을 연 건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통큰 세일’을 진행했다.
이 중 대표 품목으로 선보인 ‘통큰치킨’은 행사 카드로 결제하면 5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는데, 저렴한 가격 때문에 오픈런하는 고객들이 긴 줄을 이룰 정도였다.
롯데마트를 견제라도 한 듯
이마트는 지난 4~6일 ‘고래잇 페스타 쿨 썸머 세일’ 대표 품목으로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3480원에 판매했다.
롯데마트보다 1000원 이상 더 저렴하게 선보인 것이다.
홈플러스도 3~6일까지 ‘크레이지 4일 특가’ 행사에서 ‘당당 3990 옛날통닭’을 3990원에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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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마트 은평점 삼겹살 매장에서 시민들이 구입을 위해 줄 서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초저가 상품은 치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형마트들은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삼겹살 값 낮추기 경쟁에 돌입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13~26일까지 2주간 ‘스노우플랜 봄 페스타’ 행사를 통해 수입산 삼겹살을 초저가에 판매했다.
수입산 돼지 삼겹살을 엘포인트 회원 대상으로 행사카드 결제 시 약 60% 할인한 690원에 초저가로 선보였다.
이마트 역시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고래잇페스타 스프링 세일’을 통해 삼겹살을 700원대에 선보였다.
‘삼삼데이’(3월3일)를 맞아 수입산 삼겹살과 목심(100g)을 779원, 국내산 1등급 삼겹살과 목심(100g)을 966원에 판매한 것이다.
과열되는 초저가 마케팅…“혜택은 일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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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이 같은 대형마트의 초저가 경쟁에 대해, 과장된 마케팅에 비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은 적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 한정 물량으로 판매되는 ‘미끼 상품’이기 때문이다.
롯데마트가 판매한 통큰치킨의 경우 행사 기간 총 10만 마리, 1인당 1마리 제한이다.
판매 시작과 함께 손님이 몰려들면서 준비 수량이 오전 중 완판돼 상품을 구매할 수 없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이마트 역시 하루 100~150마리, 홈플러스는 50여마리 내외로 판매 수량을 한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 상품은 소비자 유입을 위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 모든 고객이 혜택을 보긴 어렵다”며 “한정 수량이다 보니 기대만 키워놓고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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