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립밤이 95만원 디올 목걸이로…‘가성비 럭셔리’ 뜨는 이유는

저가 명품으로 브랜드 경험
10만원 안팎 제품으로 로고 활용

(왼쪽) 명품 브랜드 디올의 오블리크 펜던트 목걸이와 프라다의 메탈 헤어핀. 최근 고가의 제품 대신 립밤, 쿠션 파운데이션 등 10만원 안팎의 제품을 구매해 브랜드 로고를 활용하거나 재가공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 = 디올, 프라다 캡처]

5만원짜리 디올 립밤으로 95만원짜리 목걸이를 만들 수 있다고?
반신반의하며 들여다 보게 된 영상에는 놀라운 DIY 제품이 보였다.

고가의 명품 주얼리를 사는 대신 5~10만원 안팎의 립밥이나 쿠션 파운데이션을 구입해 브랜드 로고를 알뜰살뜰 재활용한 결과다.

경기 불황에 또 다른 ‘프로슈머(프로듀서+컨슈머 합성어)’의 탄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명품 브랜드 디올 뷰티에서 어딕트 립 글로우 버터 제품 출시 후 이를 주얼리로 만드는 소비자들이 생겨났다.

제품에 달려 있는 금속 ‘DIOR’ 로고 참을 분리해, 목걸이나 팔찌로 만들어 착용하는 것이다.

디올에서 실제로 판매 중인 95만원 상당의 ‘오블리크 펜던트 목걸이’와 유사하다.

5만원에 판매되는 립 제품으로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목걸이를 만들어냈다.


디올 어딕트 립 글로우 버터에서 금속 ‘DIOR’ 로고 참을 분리해, 목걸이나 팔찌로 만들어 착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사진 = 인스타그램 @ro.un.e, 디올 뷰티 공식 홈페이지, 카카오톡 선물하기 리뷰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해당 과정을 담은 짧은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5만원 립밤으로 디올 목걸이 만들기’라는 릴스 콘텐츠는 조회수 289.6만을 기록했다.

해당 립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디올 뷰티 공식 홈페이지나,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도 목걸이, 팔찌로 만들었다는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목걸이로 만드는 거 너무 탐나서 립밤 바로 주문했다”, “업사이클로 봐도 되겠다.

립밤 다 쓰면 버려지는 거 아니냐”, “너무 좋다, 두개 사서 귀걸이로 만들어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10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프라다 리빌 메쉬 쿠션 본체에 붙은 금속 패치를 제거 후 머리핀에 부착해 재가공했다.

[사진 = 틱톡 @oning 캡처]

프라다 쿠션 파운데이션에 부착된 PRADA 로고를 머리핀으로 만든 사례도 있다.

10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프라다 리빌 메쉬 쿠션 본체에 붙은 금속 패치를 제거 후 머리핀에 부착해 재가공했다.

프라다에서 78만원에 판매하고 있는 메탈 헤어핀과 유사한 모습이었다.

해당 콘텐츠는 인스타그램에서 181.7만의 조회수가 집계됐다.


브랜드의 로고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아이템을 구매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체험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가 제품 대신 소액 제품으로 명품 브랜드에 접근하는 경향”이라며 “좀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전시회 ‘크리스티앙 디오르: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에서 굿즈로 판매하는 에코백이 인기를 끌었다.

[사진 = 김연아 인스타그램 캡처]

‘피겨 여왕’ 김연아가 어깨에 멘 에코백도 인기를 끌었다.

디올이 전시회 ‘크리스티앙 디오르: 디자이너 오브 드림스’에서 굿즈로 판매하는 제품인데, 7만원의 가격으로 화제가 됐다.

디올 레터링과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드로잉이 더해져 디올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단순한 구매를 넘어 소비자가 직접 활용하고 재창조하는 ‘프로슈머’적 성격을 띤다.

그 과정을 SNS에 올리는 것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펀슈머’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흐름”이라며 “이 과정에서 명품 브랜드의 로고나 상징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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