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강세론자조차 “이사회가 제동 걸어야”
올해만 주가 25% 급락…“CEO 정치행보, 기업가치 위협”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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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사진=AFP 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우려하며 경영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 애널리스트에게 ‘닥쳐(Shut up)’라고 답했다.
월가에서 가장 강력한 테슬라 지지자이자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에게 한 발언이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테슬라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사회가 머스크 정치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감시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머스크에게 25%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xAI와의 합병을 위한 길을 열어줄 새로운 급여 체계를 마련하며 △머스크의 테슬라 근무 시간에 대한 가드레일 마련으로 정치 활동을 통제할 것을 제안했다.
아이브스는 자사 소속 다른 분석가들과 함께 ”테슬라 이사회는 반드시 행동에 나서 머스크를 위한 기본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드라마는 종식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장문 보고서를 발표했다.
분석가들은 머스크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함으로써 ”그간의 테슬라 스토리가 달라졌다”며 머스크를 견제할 이사회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테슬라 주가가 7일 하루 만에 6.79% 급락해 시가총액 약 680억달러가 증발된 다음날 공개됐다.
그럼에도 웨드부시는 테슬라에 대한 목표 주가와 매수 추천 의견을 유지했다.
아이브스는 월가에서 테슬라와 머스크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해온 전문가다.
그가 갖고 있는 테슬라 목표 주가 500달러는 팩트셋이 추적하는 월가의 모든 분석가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 보고서가 발표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닥쳐, 댄(Shut up, Dan)”이라는 짧은 답글을 남겼다.
아이브스가 제안한 머스크에게 25% 의결권을 주라는 내용은 머스크가 오랫동안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제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사회가 머스크의 정치 활동 견제를 위해 테슬라 근무시간 가드레일을 만들라는 제안에 분노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브스의 우려대로 머스크의 정치 행보는 테슬라 주가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6월5일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간 관계가 처음 파국으로 치달았을 때 주가는 하루 만에 14.26% 급락했다.
이달 1일 머스크가 트럼프를 공개 비판하며 논쟁이 재점화되자 또다시 5.34% 하락했다.
신당 창당을 발표한 직후인 7일에도 테슬라 주가는 6.79% 급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 약 25%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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