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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젊은 시절 쓴 ‘거래의 기술’에는 “작은 목표에 매달리지 말고 큰 목표를 가지라”는 내용이 있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3주 남짓한 기간 펼쳐질 한미 관세협상을 예상해보면, 관세율을 줄여서 대미 수출 경쟁국 대비 우위를 노리는 것은 작은 목표에 불과할 수 있다.
한미 동맹 강화와 양국 모두 윈윈하는 큰 목표를 제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카드가 될 것이다.
협상안의 첫 페이지에는 세계 1위 경쟁력을 보유한 ‘K조선’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목표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중국 견제 정책을 실현하는 데 있어 한국 조선업체들은 최적의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 한국에 전화를 걸어와 조선 협력을 제안할 때 그는 자국의 군함과 상선이 5대양을 누비던 100여년 전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미국 해군의 알프레드 머핸(1840~1914) 제독은 “해양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주장했고,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1901년~1909년 재임)은 ‘대백색함대(Great White Fleet)’를 통해 해양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전세계에 과시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미국은 중국 조선업의 기세를 꺾을 수 있는 K조선을 지원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관세 협상에서 압박용 카드로 들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도 트럼프 1기 시절을 되돌아보면 양국 조선협력의 성과에 따라 훨씬 완화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의회에서 민주당·공화당이 초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선업 재건 정책은 한국조선업의 지원이 없으면 실현 불가능하다.
이미 양국 정부와 조선업체들은 다방면에서 교류와 사업을 진행중이다.
관세 협상을 계기로 한미가 한차원 높은 조선 협력을 제도화할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한미동맹 강화·중국 견제라는 명분 아래 양국이 윈윈할수 있는 카드가 ‘K조선’이다.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중국 조선소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미국 조선사와 협력하고 있는 것을 확실히 알려줘야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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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산업부 안두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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