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지분 인수 가닥
IPO 관련 소프트뱅크 풋옵션
20일로 사실상 종료기한 넘겨
BD, 작년 4000억원 순손실
사실상 자회사 편입하는
현대차그룹
‘아틀라스’등 사업화에 사활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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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보스턴다이내믹스 |
현대자동차그룹이 최대 주주인 로봇 제조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국 기업공개(IPO)가 20일을 넘기며 결국 연기됐다.
이에 따라 일본 소프트뱅크는
현대차그룹와 맺은 보스턴다이내믹스 풋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풋옵션 행사 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인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지분 인수를 통해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사업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까지 보스턴다이내믹스 IPO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풋옵션 행사 시한은 해당 거래 종료일인 2021년 6월 21일 이후 4년이 되는 날로, 21일이 영업일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20일이 사실상 종료 기한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봇 개 ‘스팟’으로 유명한 미국의 로봇 전문회사다.
1992년 마크 레이버트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가 창립했고,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
하지만 수익이 발생하지 않자 2017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휴머노이드 시장이 좀처럼 성장하지 않고 실적이 줄곧 악화됐다.
2020년 휴머노이드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현대차그룹이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6개월간의 협상 끝에
현대차그룹은 2021년 6월 지분 80%를 인수하는 절차를 마쳤다.
당시
현대차그룹 지분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0%로 구성됐다.
이후
현대차그룹의 유상증자로
현대차그룹 관련 지분은 약 87%, 소프트뱅크 지분은 12.4%로 변동됐다.
2021년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의 지분 전체를 인수하지 않고 잔여 지분 20%를 남기는 방식을 택한 것은 로봇 사업이 유망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시로선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소프트뱅크그룹과 맺은 계약이 IPO 관련 풋옵션이다.
옵션 계약에 따르면 거래 종료일 4년 뒤 시점에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IPO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소프트뱅크는 잔여 지분을
현대차그룹에 팔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분 인수가
현대차그룹에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불리한 부분은 인수 자금과 실적 측면에서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지분 12.4% 가치는 약 2900억원으로 추산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갈수록 적자 폭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출자회사 중 하나인
현대글로비스 공시 등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순손실은 빠르게 늘고 있다.
순손실은 2022년 2540억원이었지만, 2023년 3360억원, 지난해엔 4410억원이었고 올해는 1분기에만 12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로봇 분야 경쟁사인 소프트뱅크그룹의 간섭이나 기술유출 우려 없이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마침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자사 완성차 공장에 시범 투입하면서 휴머노이드 상용화 바람이 불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시 이 같은 움직임에 힘입어 연내
현대차그룹 완성차 공장에 옵티머스를 시범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로봇 개 스팟은 BP,
현대차그룹 공장 경비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 ‘캐시카우’인 물류 로봇 ‘스트레치’도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 5월 DHL그룹에 스트레치를 1000여 대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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