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만큼 가볍고, 지름 38㎜ 한손에 쏙 … 세상에서 가장 슬림한 청소기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 있는 박람회장인 스페이스오. 다이슨의 창업가이자 수석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 경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무대에 비치된 세계에서 가장 가는 무선 청소기인 '펜슬백'을 번쩍 들어 올리며 이렇게 소리쳤다.

"저희가 만든 제품 중 가장 가는 청소기입니다.

"
그가 소개한 청소기는 연필만큼 가느다란 청소기(Vacuum Cleaner)라는 뜻에서 '펜슬백'으로 이름 붙였다.

신형 청소기는 지름 38㎜, 높이 1.16m, 무게 1.8㎏으로 빗자루와 유사하다.

다이슨의 대표 제품 V15의 무게가 3㎏가량이고, 경쟁사의 일반 유선형 청소기가 4~7㎏인 점을 고려할 때 무게를 무려 4분의 1 가까이 줄인 셈이다.

또 한 번의 혁신이다.


다이슨 경은 이렇게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을 원고 없이 줄줄이 읊었다.

"내부에 저희가 새로 개발한 500원짜리 동전 크기, 28㎜ 지름의 하이퍼디미엄(Hyperdymium)이라는 모터가 들어가 있는데요. 무게도 가볍고 효율도 뛰어나며, 무려 14만rpm(분당 회전 수)의 속도로 회전합니다.

참고로 F1 자동차나 제트엔진의 rpm이 1만6000rpm 수준인 걸 고려하면 최고 수준의 속도입니다.

"
78세라는 연령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의 열정이 넘치는 장면이었다.

다이슨이 이처럼 가는 청소기를 개발한 이유는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

'고령화에 갈수록 가볍고 편리한 가전이 절실하다'는 신념에서다.

또 다른 비밀은 청소기 솔인 헤드에 숨어 있었다.

기자가 체험장에 들러 청소기를 들어 보니, 청소기 헤드에는 두 개의 소형 모터가 탑재돼 있었다.

두 개의 모터가 서로를 마주 보고 회전하면서 한층 새로워진 브러시인 '플러피콘'을 안쪽으로 빠르게 돌렸다.

몸체 안의 모터가 먼지를 빨아들이면 솔 내부 모터는 먼지를 엉킴 없이 집어넣는 구조인 셈이다.

또 헤드 앞뒤에는 초록빛 LED를 탑재해 어두운 바닥 위의 미세먼지까지 효과적으로 비췄다.

조명을 통해 먼지 위치를 두 눈으로 알 수 있는 셈이다.

청소기는 빗자루만큼 가벼웠다.

이리저리 돌려도 솔의 방향 전환 역시 신속했다.

먼지 제거 방식마저 혁신이었다.

흡입된 먼지는 자동으로 압축돼 부피가 줄어들었다.

또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청소기가 쉽게 분리됐고, 필터가 장착된 부분을 쓰레기통에 대고 밀고 당기니 먼지가 '톡' 하고 빠졌다.

다이슨은 먼지를 두 번 걸러 흡입력을 유지하는 '2단계 직선형 필터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머리카락 약 300분의 1 두께인 0.3미크론(μ)의 미세먼지를 99.9% 제거한다는 것이다.


다이슨은 "공식 홈페이지, 다이슨 스토어, 전국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하며 권장 소비자가격은 79만9000원"이라고 설명했다.


[도쿄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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