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크리스챤디올 등을 보유한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주가가 급락하면서 에르메스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명품 그룹에 등극했다고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파리 증시에 상장된 LVMH 주가는 이날 하루 새 7.82% 급락해 시가총액이 2465억유로로 떨어졌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같은 날 케링은 5.22%, 홍콩 증시에 상장된 프라다는 4.18% 하락했다.


이처럼 명품주 주가가 일제히 급락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미국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명품 소비 둔화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LVMH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것이 주가 급락의 신호탄이 됐다.

이날 LVMH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203억1100만유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 성장을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중국 경기 둔화로 명품 수요가 위축된 데다 미국 소비자가 화장품과 코냑 구매를 줄이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이 가운데 에르메스는 주가가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시총이 2481억유로로 집계돼 LVMH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에르메스는 초고가 고객층과 철저하게 제한된 제품 공급, 정교하게 관리된 희소성 덕분에 시장 둔화를 견뎌냈다고 FT는 분석했다.


에르메스의 버킨백과 켈리백은 가격대가 독보적으로 높을 뿐 아니라 매년 생산량을 6~7%만 늘리는 방식으로 희소성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객들은 인기 있는 버킨백이나 켈리백을 구매하기 위해 몇 달, 심지어 몇 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옐레나 소콜로바 애널리스트는 "이날 증시 동향은 양사 간 실적과 투자자 심리의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며 "LVMH는 명품 중에서도 중저가 시장 비중이 큰 반면, 에르메스는 부유층 고객층을 중심으로 업계 불황을 더 잘 견디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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