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신호등 연정이 지난해 11월 초 붕괴된 이후 사실상 5개월째 이어져 온 권력 공백 상태가 3년 만의 좌우 '대연정'으로 해결됐다.
애초 입장 차이가 커 협상에 난관이 예상됐던 중도 보수 성향의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
CSU)연합과 중도 진보 성향 사회민주당(SPD)은 9일(현지시간) 차기 연립정부 구성에 최종 합의했다.
SPD가 주도한 신호등 연정 붕괴로 지난 2월 조기 총선을 치른 지 45일 만이다.
CDU·
CSU연합과 SPD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주요 정책 합의안을 공개하고 오는 5월 둘째 주 연방의회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를 총리로 선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 구성에 앞서 이들 당은 각각 당내에서 합의안을 최종 승인해야 한다.
메르츠 대표는 "연정 합의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며 "독일을 다시 전진시키겠다.
유럽은 독일에 기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정 합의는 과거 사례와 비교해 빠른 편이다.
2021년 신호등 연정은 총선 이후 59일 만에, 2018년 대연정은 136일 만에 협상을 타결했다.
연정은 난관이 예상됐지만, 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강행하며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새 정부를 빨리 출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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