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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LG 어워즈에서 구광모 LG 회장(뒷줄 맨 왼쪽)과 권봉석 부회장(뒷줄 맨 오른쪽)이 고객 대표,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 |
연일 혁신을 주문하는 구광모 LG 대표가 이번에는 '고객'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으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들어 구 대표는 '골든타임' '절박감' '배터리는 주력 산업' 등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기존의 조용한 리더십 스타일에서 벗어나 메시지의 수위와 밀도를 높여가며 변화를 직접 이끄는 모습이다.
지난 9일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2025 LG 어워즈'에서 구 대표는 "차별적 미래가치를 향한 여정은 계속될 것이며 언제나 최우선에 둬야 할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고객"이라고 밝혔다.
이어 "LG의 도전과 변화 DNA를 더욱 진화시켜 또 다른 최초·최고의 차별적 가치로 이어가고 고객에게 더욱 사랑받는 LG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근 관세장벽 등 사업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여러 사업 전략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순위는 고객이라는 점을 구 대표가 강조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LG 어워즈는 고객의 삶을 바꾼 제품과 서비스 혁신 사례를 발굴해 시상하는 행사로 그간 총 492팀, 400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구 대표를 비롯해 LG 최고경영진과 고객 대표, 수상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고 온라인 생중계에도 임직원 1000여 명이 접속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올해는 역대 수상자를 기리는 '명예의 전당'을 신설해 의미를 더했다.
인화원 연암홀 로비에 마련된 이 공간에는 고객감동대상을 받은 팀의 이름과 수상작이 새겨진 명패가 전시됐다.
구 대표는 "앞으로 여기에 새겨질 여러분의 이름과 노력은 많은 LG인에게 도전과 열정의 가이드북이자 촉매가 될 것"이라며 직접적인 동기부여에 나섰다.
이번 LG 어워즈에서 구 대표의 발언은 단순히 시상식 축사를 넘어 최근 연달아 내놓은 고강도 경영 메시지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구 대표는 올해 들어 LG 전반의 전략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LG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는 "배터리는 반드시 키워야 할 주력 산업"이라며 전략 방향을 직접 제시했고 '성장'이라는 단어를 11차례나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하루 만에 7% 넘게 급등하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
또 LG 78주년 창립기념일에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구 대표는 '변화'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구 대표의 당부는 '변화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LG 내부에서도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구 대표의 적극적 경영 행보는 지난 2월 인도·아랍에미리트 방문에서도 감지됐다.
구 대표는 인도, 두바이 현지 상황과 전략을 살피기 위해 비행 시간만 38시간이 넘는 강행군을 소화하며 총 7곳의 사업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특히 세계 최대 잠재 시장인 인도에서는 '제2의 도약'을 다짐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모색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 갈등, 장기적 경기 침체 등 당면한 현안을 헤쳐 나가기 위해 구 대표가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회동에 참여해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대응 등을 적극 논의한 것도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다.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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