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태어나면 엄마 ‘성’ 따르게하자”...좌파 주장에 들썩인 이탈리아

제1야당 민주당 소속 의원 법안 제안
“父 성 부여가 성 불평등 원천” 비판
우파 “지구상 아빠들 없애잔 것” 조롱

이탈리아의 슈퍼마켓 체인 에셀룬가의 가족 광고 캡처
이탈리아의 중도 좌파 정치인이 아기에게 어머니의 성의 자동으로 부여하자는 법안을 제안해 화제가 됐다.


26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전 문화유산활동부 장관인 제1야당 민주당 소속의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상원의원은 엑스(X)에 올린 게시물에서 신생아에게 아버지의 성을 부여하는 전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관습이 성 불평등의 “문화적 원천”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제안한 조치는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불의에 대한 보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자녀에게 부모의 성을 둘 다 주는 옵션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는 아버지의 성을 부여받는 경우가 많지만, 부모의 성을 모두 부여받는 경우도 비교적 흔하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부총리이자 극우 정당인 레가당의 지도자인 마테오 살비니는 “지구상에서 아빠들을 지우자, 그렇게 하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이탈리아 좌파의 가장 큰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조롱했다.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당에서 활동하는 페데리코 몰리코네는 “이 제안은 가부장제에서 모계제로 전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어머니의 성을 아이에게 부여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이탈리아 헌법재판소는 아기에게 아버지의 성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신 아기에게 부모의 성을 모두 합의한 순서대로 부여하거나, 부모가 두 성 중 어느 성을 받는지 함께 결정해야 한다는 두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멜로니 정부는 2022년 10월에 집권하면서 이 판결을 시행할 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취임 이후 멜로니는 전통적인 가톨릭 가정과 가치관을 굳건히 옹호해 왔다.


그 결과, 멜로니 총리는 해외에서 수행된 대리모를 범죄화하고 비생물학적 부모가 아기의 출생 증명서에 등재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성소수자(LGBTQ+) 양육권을 약화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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