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는 달걀 있으면 좀 팔아봐”…대목 앞둔 유럽 “우리도 부족해”

조류독감으로 공급까지 줄어들어
유럽 달걀값 한 달 새 12% 상승
이탈리아·폴란드 등 수출 난색 표해

세르비아 부활절 달걀. 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린란드 합병 등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유럽이 미국의 달걀 수출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


달걀 대목으로 꼽히는 부활절을 앞두고 유럽에서도 달걀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껑충 뛰고 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정부는 최근 이탈리아·폴란드·리투아니아 주재 대사관을 통해 각국 양계업계에 달걀을 수출할 수 있는지, 물량은 얼마까지 가능한지 문의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난색을 보였다.

폴란드 양계협회의 카타지나 가브론스카 대표는 “2월에 바르샤바의 미국 대사관이 달걀 수출에 관심이 있는지 물었다”라며 “폴란드와 유럽 시장 모두 빡빡한 상태여서 물량에 대해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달걀생산자협회의 잔 루카 바냐라 대표도 “적극적으로 돕고 싶지만, 이탈리아 생산량의 10% 정도만 수출하기 때문에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양계협회도 유럽연합(EU) 회원국 수출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린란드를 놓고 미국과 대립 중인 덴마크와 유럽 최대 달걀 소비국이자 순 수입국인 독일도 같은 요청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고 있다.


미국 달걀값은 조류 인플루엔자와 산란계 대량 살처분 여파로 최근 1년 사이 두 배로 뛰었다.

‘에그플레이션’(eggflation·달걀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에 멕시코에서 달걀을 밀수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세계 각국에 수출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양계 업계는 부활절을 한 달 앞두고 자체 달걀 수요도 벅차다는 입장이다.


EU 달걀 가격도 오르고 있다.

EU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달걀 도매가는 100㎏당 276.11유로로 1주일 전에 비해 2.6%, 한 달 만에 12.2% 올랐다.

유럽 최대 달걀 생산국인 프랑스를 비롯해 폴란드·헝가리·포르투갈 등 곳곳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사료 가격이 폭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서양을 건너는 운송비용을 고려하면 미국의 달걀 수입이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운송 비용을 감안하면 독일산 달걀은 바다 건너에선 사치품에 속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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