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형 모듈러 주택이 뜬다...공사기간 단축에 인건비 절감 효과도 [김경민의 부동산NOW]

부동산 시장에서 모듈러 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공장에서 미리 만든 집을 레고 블록처럼 쌓아 조립하고 완공하는 공법이다.

기존 방식에 비해 인건비 절약은 물론 공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려는 현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주택도시공사, 1만 개 모듈 공급 예정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13층짜리 모듈러 주택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사진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경기도 남양주 왕숙1·2,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에 모듈러 주택 1만여 가구를 공급하겠다.

” 경기주택도시공사가 밝힌 ‘모듈러 주택 로드맵’이다.

모듈러 주택이란 집의 기본 골조와 벽면을 갖춘 모듈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설치·결합하는 주택이다.

기초 공사 후 철근 콘크리트로 짓는 방법과 달리 장난감 블록을 조립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기본 골조와 전기배선, 배관, 온돌, 현관문, 욕실까지 전체 공정의 70~80%가량이 갖춰진 모듈 유닛을 현장으로 싣고 와 현장에선 조립과 내외장 공사로 마무리만 하면 된다.


모듈러 공법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건 꽤 오래전이다.

2000년대 전후부터 학교와 군 시설, 단독주택 등 주로 저층·소형 건축물에 모듈러 공법이 적용돼 왔다.

2020년대 들어서는 세종시 행복주택 같은 대형 건축물에도 적용되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한국철강협회,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2022년 1,757억 원으로 커졌고, 2023년에는 8,000억 원을 넘어서며 전년보다 4배가량 커졌다.

오는 2030년에는 2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모듈러 주택 적용 현장이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모듈러 공법이 기존 철근 콘크리트 공법 대비 공사 기간을 약 20~30% 단축할 수 있다고 본다.

기초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장에서는 모듈 유닛이 제작되고, 기초 공사가 마무리되면 바로 이 모듈 유닛을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 공사에서도 콘크리트를 타설하거나 거푸집을 이용할 필요 없이 공장에서 생산한 콘크리트 코어 벽체와 계단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는 기술도 나와 공사 기간을 최대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장에 투입해야 하는 인력이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다.

건설 현장의 숙련공 부족 문제나 안전사고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도 각광받는다.

자동화·표준화된 공장 설비로 부품을 생산하는 만큼 균일한 품질이 유지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 시장이 커지지만 기존 공법보다 단가가 높은 데다 기술력도 부족해 아직 갈 길은 멀다”며 “수요가 늘어나고 시공원가가 낮아져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민 기자 Photo 현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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