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규모 가상화폐 해킹사건중 역대 최대
도난당한 이더리움, 바이비트 자산 9%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일제히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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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로이터 연합뉴스] |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한 곳인 바이비트(Bybit)에서 최근 해킹으로 2조원대에 달하는 역대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비트의 대규모 해킹 소식에 주요 가상화폐들의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비트코인은 한때 개당 9만 5000달러선 아래까지 급락했다.
사건 배후에는 북한의 해킹 조직이 있는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가 해킹으로 14억6000만 달러(약 2조1000억원)의 코인을 탈취당했다.
벤 저우 바이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바이비트의 오프라인 이더리움 지갑 중 하나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데이터 추적 플랫폼인 아캄 인텔리전스도 해당 소식을 전하며 “해킹된 자산이 새로운 주소로 이동하며 매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바이비트에서 해킹당한 자금은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파생상품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난당한 이더리움은 바이비트 총자산의 약 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바이비트는 피해 복구를 위해 회수된 자금의 1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해킹은 지난 2014년 일본 거래소 마운트곡스(4억7000만 달러)와 2021년 중국 거래소 폴리네트워크(6억1100만 달러)의 피해를 넘는 역대 최대로 꼽힌다.
이 같은 사고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9만5000달러가 붕괴됐고, 23일 오후까지 9만6000달러선에서 거래되는 약세장이 이어졌다.
2018년 설립된 바이비트는 일일 평균 거래량이 360억 달러(약 51조7860억원)가 넘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다.
한때 거래량 기준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해킹 이전에 약 162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바이비트가 현상금을 걸면서 블록체인 분석가 잭엑스비티(ZachXBT)는 이번 사건이 북한의 해킹 조직 라자루스의 소행이라는 증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비트의 조사를 돕고 있는 블록체인 보안 기업 파이어블록스도 “지난해 발생한 인도 가상화폐 거래소 와지르X와 대출 프로토콜 라디언트 캐피털에 대한 공격과 유사하다”며 “두 사건 모두 북한 소행이었다”고 지적했다.
북한 해커들은 와지르X에서 2억3490만 달러, 라디언트 캐피탈에서 5000만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를 해킹한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북한은 최근 수년간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으로 탈취한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세탁한 뒤 핵무기 개발 등에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한국과 미국, 일본은 공동성명을 내고 지난해 발생한 6억6000만달러(약 9600억원)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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