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팔아달라던 집주인들 마음 바꿨다”…족쇄 풀린 강남 집값 들썩

잠실·삼성·대치·청담 아파트 291곳
토지거래허가 해제
갭투자·원정 투자 수요 단기 상승 전

서울 송파구 잠실3동 일대 아파트 전경 [김호영 기자]
서울시가 지난 12일 아파트 수요가 몰리는 강남 일대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면서 집값 상승세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몰린 강남권의 경우 투자 수요자들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서며 당분간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서울시 발표 직후 현장에선 집주인이 호가를 수천만원씩 올리는 등 이미 집값이 들썩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3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 잠실 인근에서는 해제 결정 이후 문의 전화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가를 3000만~4000만원 높이겠다는 집주인들이 늘고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거래 활성화와 함께 가격 상승 기대감도 크다.

해제 대상들이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인 데다가 최근 호가가 1억~2억원씩 상승하며 전반적으로 부동산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호가도 이전 거래가보다 1억~3억원씩 높게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2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의 매매가격지수가 전주보다 0.02% 오른 가운데 송파구는 잠실과 신천동 위주로 0.13% 올랐으며 서초구는 서초, 잠원동을 중심으로 0.06% 상승하며 평균치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인 높아진 시장 호가에 맞춰 거래가 이뤄지며 일시적으로 시장이 과열 양상이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실거주 의무 등으로 투자를 망설였던 수요층이 본격적으로 ‘갭투자(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로 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짚었다.


김은석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그동안 실거주 의무가 수요를 제한하는 요소였는데 이제 그 제한이 풀리며 투자 수요가 더해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이어서 멈췄던 투자 목적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가 크고, 전세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상급지 교체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되며 구입 대기수요 유입이나 집값 상승 휘발성은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매수세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며 2차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기대감이 작용하며 가격이 상당히 오른 데다 현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해 거래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어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일부 호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해제 영향보다는 시장의 공급 부족 예고, 금리 인하 기대감에 의한 측면이 크다”면서 “단기간 내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거래는 늘어날 수 있지만 가격이 일부 선반영돼 있어 크게 오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에서 전월세 공급이 늘어나며 공급 및 가격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있다.

‘갭투자’ 수요층이라는 점에서 실거주보다는 다시 전월세로 해당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 그만큼 전월세 물량도 따라서 나오게 된다”면서 “이런 부분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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