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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 침체가 이어지고 있며 공인중개사 휴·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임대 문의를 알리는 안내장이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 |
자격증만 취득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며 인기를 끌었던 공인중개업계가 갈수록 찬반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거래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휴업이나 폐업하는 공인중개사무소가 늘고 있다.
1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거래 회전율은 0.15로, 이는 월간 기준 2023년 1월(0.15) 이후 최저치다.
거래 회전율은 유효 부동산 수와 소유권 이전 매매 신청 건수를 비교해 산출한 수치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거래 회전율 0.15는 유효 부동산 1만 건 중 매매 거래가 15건이 있었다는 의미다.
작년 평균 월간 거래 회전율은 2023년과 같은 0.2였다.
2021년(0.36)과 비교해 0.16 포인트 줄었다.
2023~2024년 2년간 거래회전율이 2021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며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다세대주택 등 집합건물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월간 거래 회전율은 0.37~0.47로 2021년(0.59~0.83)보다 크게 줄었다.
부동산 거래 회전율은 2020년 0.37을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감소했다.
거래 감소로 수익이 줄자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무소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공인중개사협회 매매(양도) 게시판에는 중개사무소 양도글이 적잖이 올라오고 있다.
올해 들어 새로 게재된 글은 1400건이 넘는다.
공인중개사협회 자료를 보면 작년 12월 서울에서만 323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전월 대비 41% 증가한 수치다.
같은 달 전국에선 전달보다 45% 증가한 1406곳이 폐업했다.
하루에 45곳씩 문을 닫은 셈이다.
최근 3년 치를 보면 매일 35개꼴로 중개업소가 폐업했다.
2022년 1만2207곳, 2023년 1만3819곳, 2024년 1만2054곳이 폐업했다.
문을 잠그고 쉬는 ‘휴업’은 제외한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 공인중개사는 11만2678명으로 20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대출 없이 자기 자본 100%인 물건만 거래가 조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같은 상황을 빠져나가려면 정책적으로 대책이 필요한데 정치적 상황까지 맞물려 당분간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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