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대금 지급 미루는 방식 사용
GMT리서치 “부채 가리려 손재주 부려
실제 순부채 지난해 기준 64조원 될 것”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BYD가 급증하는 부채를 하청업체 대금 지급을 미루는 등 ‘공급망 금융’으로 덮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홍콩에 본사를 둔 회계조사업체 GMT 리서치는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이 부채를 이용해 확장을 추진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BYD는 ‘공급망 금융’에 중독된 것 같다”고 밝혔다.
공급망 금융은 기업이 자사 신용을 이용해 대금 지급을 미루는 등의 방식을 통해 공급망 전반에 걸쳐 모든 자금 조달 기회를 이용하는 광범위한 무역 금융 솔루션을 뜻한다.
실제로 2023년 기준 BYD가 공급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데는 평균 257일이 걸렸는데, 이는 다른 지역의 45~60일 결제 주기보다 훨씬 긴 기간이다.
BYD는 지난해 중후반 기준 순부채가 277억위안(약 5조4827억원)이라고 발표했지만, 공급망 금융을 적용한 실제 순부채는 3230억위안(약 63조9314억원)에 달한다고 GMT 리서치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BYD의 대차대조표에서 판매 또는 차입으로 인해 제거된 회수 불능 부실채권을 반영하고, 90일 이상 자연된 외상매입금과 지급어음 등도 부채로 취급하도록 조정했을 때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GMT 리서치는 밝혔다.
BYD가 대차대조표에서 공급망 금융을 제외하는 방식은 자국 회계 규정을 위반하진 않았지만, 미국 회계기준(GAAP)과 국제회계기준은 공급망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부채와 현금 흐름에 위험을 미친다고 평가해 공시를 요구하는 개정안을 도입했다고 GMT 리서치는 설명했다.
나이젤 스티븐슨 GMT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아무리 구조화돼 있더라도 일종의 자금 조달이고 숨겨진 부채일 뿐”이라며 “BYD는 부채를 운영 자본의 일부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 손재주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망 금융은 조건이 무엇인지, 자금이 얼마나 빨리 인출될 예정인지, 정확히 누구에게 자금이 지급되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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