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계파 없어질까…우리은행,상업-한일 동우회 통합

50년 이상 동우회 각각 운영
합병 26년만에 마침내 통합
임종룡 회장 직접 팔겉어붙여
역대 은행장들 설득 나서

지난 3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왼쪽부터)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양 동우회 통합 추진 MOU를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던 상업·한일은행 출신간 갈등을 뿌리뽑기 위해 50년 넘게 각각 운영되어 왔던 동우회를 ‘우리은행 동우회’로 통합한다.

합병 26년만에 거둔 성과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창립 126주년 기념식 이후 양 동우회 통합 추진 MOU(양해각서)를 맺고 빠른 시일 내에 조직 통합을 완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 등이 참석했다.

동우회는 회원 상호 간의 친목과 상호부조를 도모하기 위한 퇴직직원들의 자율적 모임이다.

1970년대에 설립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동우회는 1999년 양 은행의 합병에도 불구하고 따로 운영돼 왔다.

우리은행에서 함께 근무한 직원들이 퇴직 후에는 출신은행 별로 각기 다른 동우회에 가입하는 형태가 유지된 것이다.

다른 은행의 경우 합병 사례가 있었으나 대부분이 ‘흡수합병’이었던 것과 달리, 양 은행은 거의 동일한 비율로 합병이 성사됐고, 인원 숫자도 비슷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계파문화가 심하다는 지적이 종종 나왔다.

은행장 인사에서도 상업 출신이 한번 하면 그 다음은 한일 출신이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해왔고, 이번에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있어서도 고질적 계파 문제가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임종룡 회장이 직접 나서 역대 은행장들을 설득, 동우회 통합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원로 은행장들 역시 후배들의 쇄신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퇴직 선배들이 솔선수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아울러 1999년 합병 이후 입행한 통합세대의 퇴직 시기가 다가오면서, 동우회 통합 필요성이 더 커진 것도 한몫했다.

동우회 통합에 맞춰 우리금융은 모든 인사자료에서 출신은행 구분을 완전히 삭제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간 융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우리금웅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