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조직통합·독과점 넘을 산 많아”...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축포는 이르다 [기자24시]

유럽연합이 합병을 승인하면서 4년여간 끌어 온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서류 작업을 마쳤을 뿐 축포를 터트리긴 이르다.

대한항공은 2년간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운영한 뒤 통합 항공사로 출범한다.

이 기간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첫번째는 마일리지 통합 문제다.

대한항공은 2년간 개별적으로 마일리지를 운용하다 컨설팅을 거쳐 제도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서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합병 전 마일리지를 소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너스 항공권, 쇼핑몰 상품은 동이 났다.


사회통념상 마일리지는 더이상 보너스의 개념이 아닌 ‘자산’의 개념에 가깝다.

통합 전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진할 수 있게 배려하고 비율도 합리적으로 산정해야 한다.


두번째는 인적 구조조정 문제다.

대한항공이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조직 통폐합으로 부서·근무지 이동 등이 불가피한 아시아나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다.

직원들이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조직 통합과 인력 재배치에 대한 묘수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도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업종이 글로벌 경쟁 산업인만큼 독과점으로 인한 운임 인상은 불가능하단 입장이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히 장거리 여행시 선택권이 줄어들면서 운임 인상에 대한 우려가 높다.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국토부·공정위 등 관련 기관의 철저한 감독과 지원이 중요하다.

특히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대한항공의 유럽·미주 노선을 각각 이관받는 LCC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해야 한다.

통합 대한항공은 기존 노선의 운임 인상보다 비용 효율화와 신규 노선 개척 등으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독이 든 성배’가 되지 않으려면 승인의 기쁨에 취해 있지말고 치밀한 통합 작업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통합 대한항공이 진정한 ‘국가대표’로 거듭난다면 한진가 갑질 사태의 불명예를 씻고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정지성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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