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미국의 선택 ◆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초강경' 무역 정책을 실행에 옮길 인물이다.
대중국 강경파인 러트닉 지명자가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대중국 고율 관세의 전략 수립·집행에 나선다면 한국 경제도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러트닉의 '관할'이다.
현재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통제 조치를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산시설 역시 대상에 포함돼 있지만 현재는 유예 조치를 적용받고 있다.
또 상무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공장 건설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할 권한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 테일러에 17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건설했고, 64억달러의 보조금을 약속받은 상태다.
보조금을 받은 대신 중국 내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도 상무부가 결정한다.
한국 자동차 산업도 상무부 결정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상무부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수입품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의 발동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
이미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내 철강 기업들은 수출 가능한 물량을 지정받았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시간 등지의 자동차 기업과 노동자들을 겨냥해 자동차 등에 이 같은 조치를 발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그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까지 총괄하게 되는 만큼 무역법 301조 또한 그의 손 아래 놓이게 된다.
이 조항은 USTR이 교역 상대국의 불공정·차별적 행위로 자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하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
올해 63세로 뉴욕 유대인 가정 출신인 러트닉은 1983년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에 입사해 29세 때인 1990년대 초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내각 인선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들과 상대할 한국 정부 카운터파트의 경쟁력이 비교된다.
40대 '혈기왕성'한 미국 장관들과 60대 '노련'한 한국 장관의 대결이 주목되는 형국이다.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1971년생 마코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의 상대는 1955년생 조태열 외교장관이다.
루비오 의원과 함께 외교안보 '투톱'인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1974년생 특전부대 출신의 연방 하원의원이다.
왈츠 보좌관 지명자의 상대는 1958년생 국방장관 출신인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다.
2기 트럼프 정부 국방장관 지명자인 피트 헤그세스는 1980년생 예비역 소령 출신의 폭스뉴스 공동 앵커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파병 경험도 있다.
헤그세스의 카운터파트는 김용현 국방장관으로 1959년생 대통령 경호처장 출신이다.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지명된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965년생으로 텍사스주 히스시장으로 8년간 재임했고,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랫클리프 지명자의 상대는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다.
1956년생으로 랫클리프와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
윤석열 정부 들어 주미 대사와 국가안보실장 등을 지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교육부 장관으로 린다 맥맨 전 중소기업청장을 지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창업자 겸 CEO였던 맥맨은 지난 4년간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이사회 의장도 맡아왔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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