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격 발탁'한 국방부·법무부 장관 지명자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위원회 내부에서도 두 인물이 미국 상원에서 인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를 두고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가운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함께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에 대한 상원 인준 부결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인선 논란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국방장관 지명자인 피트 헤그세스와 법무장관 지명자인 맷 게이츠의 인준 절차와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 측 정권 인수위원회 고위직들이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고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운 4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두 지명자를 지지할 것이라고 확신해 지명을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WP는 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은 최근에야 헤그세스의 성폭력 관련 혐의를 알게 됐고, 지난 14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장관 지명자인 헤그세스는 2017년 한 여성의 성폭력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후 이 여성은 헤그세스와 이 사건에 대해 비공개로 합의했고, 경찰은 헤그세스를 조사한 뒤 송치 없이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헤그세스 측 변호사는 "(성폭력 혐의는) 완전히 조사됐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반박하고 나섰지만, 헤그세스가 국방부를 이끌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과 겹치면서 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법무장관 지명자인 게이츠는 미성년자인 17세 여성에 대한 성매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방 하원 윤리위원회에서 조사받은 바 있다.

이후 게이츠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있고, 목격한 내용을 윤리위에 증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 의혹을 조사한 윤리위 보고서의 공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미국 언론에 "윤리위에 보고서의 비공개를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하원에서 공화·민주 양당 간 공방이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공화당 내에서 기독교 보수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펜스 전 부통령은 케네디 주니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미국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생명을 중시하는 차기 행정부의 색깔과 동떨어졌고, 수십 년간 공화당을 지지해온 미국인들을 우려하게 할 것"이라면서 "낙태를 반대하는 수천만 명의 미국인을 대표해 케네디 주니어의 인준안 부결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낙태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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