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트럼프 재집권 후폭풍…K-배터리·반도체 불확실성 지속

【 앵커멘트 】
이렇게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반면, 국내 배터리와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대표 배터리 기업들의 주가가 오늘(15일) 급락세를 보였는데요.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고진경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오늘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기업들의 주가가 대폭 하락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주요 배터리3사 중 하나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만 1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며칠 새 주가가 40만 원대에서 밀려나 30만 원 후반대까지 내려온 상태인데요.

삼성SDI도 지난 9거래일 동안 20% 넘게 급락하는 와중에 오늘만 6% 넘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LG엔솔과 현대차 등이 포함된 KRX 전기차 지수는 지난 일주일간 약 7% 떨어졌습니다.

반도체 관련주들도 마찬가지인데요.

삼성전자는 어제 5거래일 연속 하락하다가 5만원 선에서도 밀려나며 4만9천9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약 4년 5개월 만에 4만 원대로 추락한 겁니다.

어제까지는 약 8거래일만에 10% 넘게 떨어졌지만, 다행이 오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크게 반등하는 등 주가가 출렁이는 모습입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업종 관련주들도 줄줄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20만 원대를 넘으며 고공행진하던 SK하이닉스의 주가 역시 17만원대로 떨어진 상황이고요.

한미반도체HPSP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포함된 KRX 반도체 지수 역시 지난 1주일 간 약 10% 떨어졌습니다.


【 앵커멘트 】
언급된 업종들이 모두 트럼프 당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재집권으로 IRA법 폐지와 반도체 보조금 축소 우려가 영향을 미쳤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약 두달 앞두고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는 건데요.

특히 배터리업계는 트럼프의 IRA법 폐지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4일 트럼프가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인데요.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바이든 정부의 IRA를 자주 비판했으며, 전기차 의무화를 끝내겠다고 강조해 온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공장 설립에 투입하거나 투입할 투자금만 수십조 원에 달하는데요.

이에 따라 세액공제로 상당한 혜택을 받아 온 우리 배터리 기업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업계도 미국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그동안 보조금 지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해왔는데요.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등에 4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인데, 바이든 정부로부터 보조금 64억 달러를 약속받은 상태입니다.


【 앵커멘트 】
우리 정부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대비하며 긴장하고 있는데요.
산업부도 전기차와 배터리 등 관련 간담회를 열고 업계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산업부는 지난 13일 자동차·배터리 산업계와 연이어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참석해 관련 업계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칠 영향과 대응 전략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간담회에는 현대차와 배터리3사 등 관련자들 모두 참석했는데요.

산업부는 2개 업종을 시작으로 반도체와 조선, 철강 등 주력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할 방침입니다.

또 주요 업계와 함께 '민관 대미협력 TF'를 구성해 본격 가동하고 글로벌 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정부가 주요 산업들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는 있지만,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배터리 업계와 반도체 업계들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관련 업종들이 막대한 투자금을 투입한 만큼, 정부가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잠시 전문가 의견 듣고 오겠습니다.

▶ 인터뷰(☎) : 홍기훈 /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 "실제로 트럼프 정책이 실현된다면 우리 업계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텐데요. 사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해당 업종들에) 국내적인 지원을 강화하는 것보다는 해외에서 이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게…."

특히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기업들 실적의 상당 부분이 미국의 세금 혜택 덕분인 만큼 IRA법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줄 것을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김승태 /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정책지원실장
- "IRA법 폐지 축소시 배터리업계 영업이익에 상당한 충격을 주기 때문에 우리의 대미투자가 트럼프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에 부합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서도 보조금 축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과 SK 등 우리 기업들의 미국 투자 규모도 조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인터뷰(☎) :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보조금 등 반도체법에 대한 재검토가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이고요. 미국 전체의 반도체 정책 자체가 미국 우선주의로 가다 보니까 외국 기업들은 힘들어질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당연히 조정돼야겠죠."

다만, 한국 내에서도 반도체 보조금 직접 지원과 관련한 움직임이 생기고 있는데요.

최근 여당이 발의한 반도체 특별법에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제한을 풀고 반도체 업체에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줄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보조금을 당장 지급하는 법은 아니지만, 지급 근거를 마련한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해당 법안은 28일 본회의에서 처리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미국 대선으로 한국 산업계 역시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위기를 극복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고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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