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올해 3분기에 1조원이 넘는 영업익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거뒀다.

다만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 무산됐던 매각 작업은 되레 추진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덩치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HMM은 연결 기준 올 3분기 매출 3조5520억원, 영업이익 1조4614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7.0%, 영업이익은 무려 1827.5%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조7385억원으로 약 17배 증가했다.


HMM이 호실적을 거둔 것은 지난해 말 시작된 홍해 사태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올해 해상운임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해상 컨테이너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3분기 기준 평균 3082를 기록했다.

지난해(986)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해운업계에서는 SCFI 1000을 선사들의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를 3배 이상 웃도는 운임이 지속되면서 선사들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HMM 관계자는 "운임 상승과 함께 아시아~멕시코 항로를 신설하고,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한 것도 수익성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선 실적 호조로 HMM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매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때 인수 후보로 꼽혔던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등도 HMM의 지나치게 높은 몸값과 함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애매하다는 점 때문에 인수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 민영화를 책임지고 추진해야 할 채권단과 정부 관계기관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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