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배추 물량 풀자 3000원대로 ‘뚝’
“김장비용 부담” 소비자들 여전해
유통업계선 ‘김포족 잡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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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대전시 서구 만년동 엑스포시민광장에서 ‘제16회 따뜻한 겨울나기 김장 대봉사’가 열려 대전시자원봉사연합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배춧값 비싸대서 김장 포기하고 미리 포장김치 주문해 놨어요. 그런데 갑자기 배춧값이 뚝 떨어졌지 뭐예요. 이번 해 김장은 글렀죠.” (50대 주부 A씨)
“정부에서 배추 물량을 풀어서 3000원대로 떨어졌다곤 하는데 사 먹는 게 더 편하지 않나요? 포장김치 저렴하게 팔기도 하고요.” (40대 주부 B씨)
정부의 배춧값 인하 정책에 따라 한 포기에 300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김장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춧값은 물론 무 등 김장 재료는 체감상 비싸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유통업계에선 포장김치 할인전에 열을 올리며 ‘김포족’ 수요 잡기에 나섰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11일) 기준 배추 한 포기당 소매 가격은 3877원으로 전월 동기(8796원) 대비 55.92% 떨어졌다.
이달 들어 처음으로 배춧값이 집계된 1일 가격(4875원) 대비해서는 20.47% 감소했다.
다만 전년(2680원) 보다 44.66%, 평년(3552원)보단 9.15% 높은 수준이다.
김장 재료 중 하나인 무 1개 소매 가격은 이날 2610원으로 전월 동기(3615원) 대비 27.8% 떨어졌지만, 전년동기(1464원) 대비 78.28%, 평년(2273원) 대비 14.83%씩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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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김장재료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정부의 배추·무 가격 인하 정책에도 체감상 김장 비용이 줄지 않자 ‘김포족’은 여전히 느는 분위기다.
한 지역의 온라인 맘카페 회원은 “올해 배추가 너무 비싸서 김장하기 겁난다.
그냥 올해는 김치를 조금씩 사 먹을까 한다”며 “포장김치를 저렴하게 파는 곳도 많다고 하니 사 먹는 게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원 역시 “김장 김치가 사 먹는 것보다 더 맛있어서 고민되긴 하는데, 허리도 아프고 올해는 (김장을) 그냥 넘길까 한다”고 했다.
김치 요리를 판매하는 자영업자들도 비싼 국산 대신 중국산 배추를 쓰겠다는 이야기가 오간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의 한 회원은 “고민 끝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국산 배추 포기하고 중국산 배추를 사용하기로 했다”며 “중국산 김치를 먹었을 때 딱히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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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에서 판매하는 포장김치. [사진 = BGF리테일 제공] |
이처럼 김장 비용 상승에 따른 ‘김포족’이 증가하자 유통업계에선 포장김치를 할인판매하며 김포족 잡기에 나섰다.
편의점 CU는 김포족을 위해 포장김치 17종을 최대 21% 할인 판매하는 ‘김장김치 알뜰구매 기획전’을 연다고 밝혔다.
먼저 CU는 전국 매장에서 1kg 내외 용량의 인기 상품들을 한데 모아 할인가에 선보인다.
대상 종가상품에는 ▲총각김치 850g ▲열무김치900g ▲파김치900g ▲포기김치 900g ▲묵은지900g ▲맛김치900g가 있다.
비비고 상품으로는 ▲썰은김치 1.8kg ▲썰은김치 800g으로 8종이 있다.
해당 포장김치는 내달 31일까지 운영 및 할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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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 등 판매. [사진 = 이마트24 제공] |
S
SG닷컴도 조선호텔, 워커힐호텔 브랜드부터 비비고, 종가집,
풀무원 브랜드까지 약 200여종 포장김치 제품을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전국
이마트24는 김장철을 맞아 내달 16일 오전 11시까지 ‘김치 주문센터’로 변신한다.
소비자들은 피코크 조선호텔 포기김치, 총각김치, 종가집 김장포기김치, 총각김치, 돌산갓김치, 열무김치, 파김치 등 8종의 김치를 무료택배, 앱 예약픽업, 매장픽업 등으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
무료택배 서비스를 통해 김치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이마트24 모바일 상품권 5000원을 증정하고, CJ비비고 김치 등을 앱 예약픽업 시 20% 쿠폰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배춧값이 많이 내리긴 했지만 김장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아직도 많이 있을 것”이라며 “요즘 1~2인 가정도 늘고 김장하는 수고스러움을 덜기 위해 사 먹는 분들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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