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배달업계 갈등 '일촉즉발'…업주·소비자 모두 '뿔났다'

【 앵커멘트 】
배달업계를 둘러싼 논란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무료배달 시행 이후 생겨난 각종 부작용에 외식업주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단단히 뿔이 난 건데요.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먼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배달앱 '이중가격제'부터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똑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매장에서 먹을때보다 배달주문하면 값이 더 비싸진다는 게 사실인가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최근 동일한 메뉴라도 배달앱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싼 이중가격제를 적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앱의 무료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돈을 아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배달비보다 더 많은 금액을 숨은 가격으로 지불하게 되는 건데요.

맥도날드는 빅맥세트의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1천300원 비싸게 팔고 있으며, 버거킹 와퍼세트는 배달앱과 매장가격 차이가 1천400원입니다.

롯데리아도 내일(24일)부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메뉴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해 운영할 예정으로 대표메뉴인 리아 불고기세트의 배달가격을 매장가격보다 1천300원 더 받는다고 합니다.

이밖에 BBQ와 교촌 등 주요 치킨 브랜드와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등 커피업계까지 배달 가격을 더 비싸게 받고 있는데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 음식점 10곳 중 6곳이 이중가격제를 적용 중입니다.

외식업계는 배달앱 3사가 높은 중개수수료를 부과해 무료배달로 발생한 출혈을 메우고 있다고 지적하며 입점 업체들의 생존을 위해 이중가격제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최근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이 중개수수료율을 인상하면서 외식업계의 불만이 더욱 커졌는데요.

배민은 최근 중개 수수료율을 9.8%로 기존보다 3%포인트 인상하며 요기요, 쿠팡이츠와 함께 9%대의 수수료를 받게 됐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결국 무료배달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중개수수료가 오르자, 이를 버티다못한 외식업계가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게 된건데요.
그럼에도 배달업계는 계속해서 무료배달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이미 업계 2위 쿠팡이츠와 3위 요기요는 각각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과 '요기패스X' 이용 고객에게 무료 배달을 지원하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중이었는데요.

이에 배달의민족 역시 지난 11일 무료배달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을 유료화하고 본격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민클럽의 모든 구독 가입 고객에게 1개월 무료 이용 혜택이 주어지고, 행사 기간 동안 멤버십 가입 가격이 1천원 후반대이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배민클럽 시행 이후 초반 이용자 이탈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데요.

그러나 문제는 배민클럽 유료화와 함께 입점 가게 점주들이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겁니다.

배민클럽을 이용하는 점주는 기존에 월 8만 원만 지불하면 됐던 정액제에서 건당 매출의 6.8~9.8%를 지불하는 정률제로 필수적으로 전환해야하며, 무료 배달 비용 또한 부담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기존 정액제 요금만 지불하던 점주들은 앞으로 '건당 수수료'와 '배달비'라는 이중 요금을 지불해야하는 건데요.

그럼에도 무료배달로 몰리는 수요와 기존 홍보 효과를 무시하기 어려운 점주들은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배민클럽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불황에 장사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점주들이 필수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마저 늘어난거네요.
이러한 소상공인과 프랜차이즈 점주들을 위해 결국 프랜차이즈협회가 나섰다고요?

【 기자 】
네, 프랜차이즈협회는 지난 6일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배달앱 3사를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민과 같은 독과점 사업자는 수수료 인상 등 조건 변경을 함부로 할 수 없는데, 업계와 합의도 없이 중개 수수료율을 인상했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

그러자 배민 측에서 요금제 정책에 대한 전향적인 개선안을 제안하겠다고 해 협회는 신고를 중단하고 배민 경영진과 수수료율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협회가 배민에 요구한 것은 과한 중개 수수료 인하와 정률제 요금제 체제를 변경하는 것이었는데요.

이에 배민은 내일 열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 협회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배민이 상생협의체에 협회의 요구를 전달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큰 소득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관계자 이야기 같이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박호진 /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
- "내일 봐야 알겠지만 (논의된) 상황으로 봐서는 협회가 생각하는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배민이) 쿠팡이츠와의 경쟁 때문에 지금 시장 점유율이 많이 줄고 있어 위기다. 그래서 수수료율을 낮추면 적자가 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 앵커멘트 】
협회의 경고에도 배달앱들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군요.
이러한 배달업계에 불만을 느낀 프랜차이즈업계에 '보이콧'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롯데리아는 이번달부터 배민클럽을 통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맹점의 비용 부담을 늘리지 않기 위함이 그 이유인데요.

본죽과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 역시 배민클럽 가입 여부를 점포에 자율적으로 맡기면서도 배민클럽 이용에 동의하지 않는 방법등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배달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사 모바일 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bhc, BBQ, 교촌 등 치킨 프랜차이즈 3사는 자사앱으로 주문하면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치킨 반마리를 제공하는 혜택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외식업계에 '탈 배달앱'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배달3사가 흔들리는 소비자와 외식업주들의 마음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앵커멘트 】
네, 구민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구민정 기자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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