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낙인이 찍힌 대구 주택시장에 반전 기운이 감돈다.
아파트 매매가 하락세가 둔화된 데 이어 수요자들의 소비심리도 크게 개선되는 분위기다.
수성구 등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가 나오고, 부동산시장 방향성을 예상해볼 수 있는 매매가 추세가 상승 전환 임박 신호도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 중구 남산동 소재 '남산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 전용면적 84.93㎡는 올해 8월 8억원(29층)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썼다.
하락 거래가 이뤄졌던 지난해 2월에는 6억5000만원(32층)이었다.
1년 반 만에 1억5000만원(23%) 급등한 것이다.
올해 7월에도 신고가 릴레이가 이어졌다.
수성구 만촌동 '만촌자이르네' 전용 84.87㎡는 10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2월 8억9000만원, 올해 1월 9억9000만원에 거래된 곳이다.
또 7월에 중구 남산동 '청라힐스자이' 전용 84.86㎡는 7억800만원(26층), 수성구 범어동 '범어W' 전용 84.99㎡는 13억55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견본주택을 다시 열고 분양을 재개한 단지도 흥행몰이 중이다.
남구에 들어서는 '대명자이 그랜드시티'는 7월에 견본주택을 재오픈한 이후 한 달여 만에 신규 계약 800여 건을 체결해 계약률이 70%에 육박했다.
일반분양이 총 1501가구로, 2022년 11월 첫 분양 때는 계약률이 고작 1% 수준이었다.
수성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에도 지난 7월 세 자릿수 계약이 몰렸다.
미분양 1위 오명도 벗고 있다.
국토부의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9956가구)로 대구(9738가구)를 추월했다.
국토연구원의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대구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7월 112.5로 한 달 새 8.5포인트나 수직 상승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의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주택가격 전망지수가 111로 조사돼 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양업계에서는 주가 향방을 가늠하는 데 활용하는 이동평균선(이평선)으로 아파트 매매가를 접목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평선은 주식 거래에서 흔한 분석법이다.
이평선은 평균을 낸 기간에 따라 단기 이평선과 장기 이평선으로 나뉘는데, 단기 이평선이 장기 이평선보다 위에 있으면 상승장으로 해석된다.
단기 가격 평균이 장기 가격 평균보다 높은 건 최근 시장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통계로 대구광역시 아파트의 3.3㎡(평)당 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8월 넷째 주의 5주 이평선이 60주 이평선 턱밑까지 따라왔다.
5주 이동평균 가격(1176만원)과 60주 이동평균 가격(1183만원)이 7만1700원 차이로 좁혀진 것은 2022년 7월 둘째 주 이후 109주 만에 최소 격차다.
2022년 초 부동산 침체기 이후 5주·60주 이평선이 최고 61만7500만원(2023년 5월 둘째 주)까지 벌어졌던 것을 대부분 회복한 셈이다.
대구 아파트값은 2016년 상반기 데드크로스(단기 이평선이 장기 이평선을 뚫고 내려가면서 두 선이 교차한 지점)를 전후해 1년 가까이 하락했고, 2017년 하반기 골든크로스 이후엔 2018년 말까지 평당 매매가가 927만원에서 1050만원으로 1년 새 무려 13% 뛴 바 있다.
[이윤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