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견조한 수출 성적표를 바탕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개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코스피 상장사들은 연결 기준으로도 100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으나 코스닥 상장사들은 고금리와 내수 부진 등의 여파로 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 기업 중 709개사의 올해 상반기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59조232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297.29% 증가한 수치다.
상장사 620개사의 연결기준 상반기 영업이익은 102조9903억원으로 전년(53조8006억원) 대비 91.43% 늘어나면서 100조원을 다시 넘겼다.
매출액은 4.55% 몸집을 키운 1474조480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결 기준 매출액의 약 9.9%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코스피 상장사들의 실적 회복세는 뚜렷했다.
개별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상장사들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 증가한 678조4138억원, 영업이익은 122.08% 늘어난 50조26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보다 63.72% 뛴 85조9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상장사의 수익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6.98%로 지난해의 3.81%보다 3.17%P 증가했고, 순이익률은 2.69%에서 5.34%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등 수출 호조에 힘입은 전기전자와 전기·가스 요금 인상의 수혜를 본 전기가스업 등이 흑자 전환하면서 총 13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반면 내수 경기가 얼어붙고 중국의 저가 공세가 쏟아지면서 철강금속·기계·화학·통신업 등 4개 업종의 영업이익은 줄어들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코스닥 상장사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했다.
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중 1146개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1조8652억원으로 3.9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줄었다.
영업이익은 5조4996억원 순이익은 3조8596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상반기보다 1.44%와 8.93%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내수 경기의 영향을 받는 숙박·음식(-98.14%), 오락·문화(-66.68%), 그리고 섬유·의류(-49.14%)의 영업이익이 두드러지게 축소됐다.
의료계의 파업과 고금리가 직격한 제약 업종도 영업이익이 69.46% 쪼그라들었다.
고금리와 내수 침체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사이의 실적 양극화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
KDI) 경제전망실장은 “고금리가 중소기업의 이자지출 부담을 키웠고 내수를 짓누르면서 코스닥 상장사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양 시장의 실적 간극은 좁혀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코스피 상장사 82.5%, 그리고 코스닥 97.8%로 예상되기에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에서 정보기술(IT) 그리고 소프트웨어와 건자재 업종의 실적 성장률이 높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