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해 세 번 내리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최고 5800까지 상승할 겁니다.

"
지난 8월 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의 영향으로 출렁이던 국내외 증시가 최근 변동폭을 줄이며 안정화되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일수록 더 앞날이 불안해 보인다.


이재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낙관론을 폈다.

이 센터장은 연준이 9월부터 기준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리면 S&P500지수와 코스피지수가 각각 최고 5800, 31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이 똑같은 매출을 올리더라도 금리 인하발 비용 부담 감소로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2024 매경과 함께하는 재테크 콘서트'에서 하반기 금리 인하 국면을 맞이해 미국과 한국의 성장주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장주란 2022년 고점 대비 주가와 주가수익비율(PER)이 10~40% 떨어진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업종을 말한다.


미국 S&P500 업종 중엔 자동차·부품, 부동산, 내구소비재·의류, 은행, 유틸리티 업종이 성장주로 분류된다.

이 센터장은 "금리가 떨어지면 미국 은행이 대출 성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똑같은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 코스피 업종 중에선 소프트웨어, 미디어·교육, 2차전지, 화장품·의류, 호텔·레저 분야가 성장주로 분류될 수 있다.


이를 테면 주가가 지난 2년 새 반 토막 난 네이버 같은 플랫폼 기업이 영업이익률 개선을 기반으로 성장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네이버의 올해 영업이익률 예상치는 17.78%로 지난해(15.39%)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과거 경험을 돌이켜봤을 때 연준이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이상 내리면 시장은 이를 경기 침체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로 2007년 9월~2008년 1월과 2019년 7월~2020년 3월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을 때 S&P500지수는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 때까진 상승 혹은 보합을 유지했다.


하지만 네 번째 금리 인하부터 시장이 경기 침체로 인식하면서 본격적인 약세장(2020년 3월 네 번째 금리 인하 당시 S&P500지수 12.5% 하락, 코스피 11.7% 하락)에 진입했다.


이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무조건적으로 환영해선 안 된다"며 "인하가 누적되면 지수엔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일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어떨까.
이 센터장은 연준이 현재의 5.25~5.5% 기준금리를 유지하면 S&P500지수와 코스피의 최고 상승폭은 각각 5650, 2950일 것으로 전망했다.

고금리 부담에 기준금리 인하 시나리오보다는 상승 여력이 축소된다고 본 것이다.


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주식 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과 국채 투자에서 기대되는 수익률 간 차이를 일컫는 일드갭(Yield Gap)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S&P500 PER은 대략 20배인데 이를 역산하면 수익률은 약 5%다.

만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근접하면 주식시장 투자매력도가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매력도에 비해 떨어지면서 증시가 조정되거나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이 같은 기준금리 동결 시나리오가 벌어진다면 이 센터장은 하이퀄리티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퀄리티 업종이란 자본 수익성 지표(자기자본이익률(ROE)·잉여현금흐름(FCF)·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좋으면서 동시에 부채비율이 하락한 업종을 말한다.

한마디로 고금리 상황에서도 이자부담이 높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좋은 업종을 뜻한다.


이 센터장은 미국 S&P500 업종 중엔 반도체·장비, 보험, 가정·개인용품, 제약·바이오, 미디어를, 코스피 업종 중엔 반도체, 조선, 건강 관리(헬스케어),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은행을 하이퀄리티 업종으로 분류했다.


이 센터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이같이 부채비율이 낮고 펀더멘털이 좋은 하이퀄리티 업종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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