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볼 때마다 표본실 유아 시신이”…日생체실험 부대원, 79년만의 참회

중국 하얼빈 현장 찾아가 깊이 반성

731부대의 만행을 다룬 영화 ‘마루타’ 스틸컷. [사진출처 = 영상 캡처]

태평양 전쟁 당시 인간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일본 731부대 전 부대원이 중국 하얼빈 만행 현장을 찾아 참회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731부대 소년병 출신 시미즈 히데오(93) 씨는 전날 저녁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 여객기를 통해 도착했다.

이날 오전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동상을 실험했던 곳 등 과거 731본부로 사용됐던 건물을 찾았다.

표본실을 방문한 시미즈씨는 이곳에서 포르말린병에 담긴 해부된 다양한 인간 장기를 봤고 실험 대상으로 사용된 죄수들의 뼈를 수집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끔찍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또 일본 항복 직전 731부대는 범죄 증거를 감추기 위해 감옥 등 시설을 폭파했고 수감자들을 학살하고 시신을 불태웠으며, 자신은 폭탄 운반과 불태운 유골을 수습하는 일에 참여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본이 1945년 하얼빈에 파견한 마지막 731부대 대원 중 한 명이다.

그곳에서 병원균 배양과 인체 해부, 인체 실험 등 전쟁 범죄를 4개월 이상 목격했다.

731부대 소년병 출신 시미즈 히데오(93) 씨. [사진출처 = 연합뉴스]

그해 8월 14일 퇴각하는 일본군과 함께 중국을 떠났다.

시미즈씨는 14세의 나이에 학교 선생님 추천으로 731부대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경력을 숨겨오다 2016년 731부대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공개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일본군 만행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그는 “수년 동안 손주를 볼 때마다 당시 표본실에서 봤던 영유아 표본이 떠올랐다”면서 “매번 생각이 날때마다 고통과 죄책감을 느꼈다”고 덧붙엿다.

시미즈씨가 중국 땅을 밟은 것은 일본으로 돌아간 지 79년 만에 처음이다.

731부대는 중국을 침략한 일본 관동군이 2차 세계대전 중인 1930년대 중국과 동남아 생화학전 중추 센터로서 하얼빈에 세운 비밀 생화학 및 화학전 연구 기지다.

731부대 인체실험 과정에서 최소 3000명이 희생됐고, 일본의 생물학 무기에 따른 중국 내 사망자는 30만명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