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부통령 후보 검증 문건 등 유출돼
이란 소속 해킹 그룹의 이메일 피싱 의심
민주당 “바이든 사퇴 전에도 해킹 있었어”
이란이 트럼프 선거캠프와 민주당 선거캠프 고위 인사들의 계정을 해킹한 사실이 확인돼 미국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FBI는 ‘선거운동 사이버 침입’을 조사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FBI는 이란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조사에 대해 알고 있는 관계자는 트럼프 캠프에 대한 해킹 정황이 명확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해리스 선거캠프 관련 계정들도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실제 해킹이 성공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FBI 조사는 트럼프 캠프가 지난 10일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세력’에 의해 해킹당했다고 밝힌 이후 본격화됐다고 NYT는 전했다.
당시 일부 미국 언론은 트럼프 캠프가 작성한 부통령 후보 검증 문건 등을 익명의 인사로부터 전달받았다.
트럼프 캠프는 이란이 해킹을 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지만, 9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보고서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속 해킹 그룹이 지난 6월 트럼프 캠프의 고위급 관계자 계정을 대상으로 이메일 피싱을 시도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고문인 로저 스톤은 “몇 달 전 MS가 연락해 내 이메일 계정이 훼손됐다고 밝혔다”라며 “범인이 이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FBI도 그의 구글 메일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알렸다.
FBI는 해킹 그룹이 스톤의 계정을 이메일 피싱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선거캠프는 해킹당했다고 판단한 뒤에도 FBI를 신뢰하지 않아 해킹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해리스 캠프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기 전부터 해킹 시도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해리스 캠프는 “사이버 공격을 조심스럽게 감시하고 있으며, 우리 시스템의 보안 문제는 알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FBI가 이란의 양당 선거캠프 해킹 시도 배후에 있다고 의심해 지난 6월부터 조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수개월 전부터 이란과 중국, 러시아 등 적대국이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 정부는 미국 대선에 개입할 의도나 동기를 갖고 있지 않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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