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90% 청산, 큰 거품은 터졌다”...매도압력 급감, 엔화 안정되나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 베팅한
엔매도 초과폭 85% 급감
“엔화값 145~150엔서 안정”

지난달 3일 20년 만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발행된 일본 지폐들. [EPA=연합뉴스]
지난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린 가운데, 투기 세력에 의한 엔저 압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12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자료를 인용, 지난 6일 기준 헤지펀드등 투기세력이 베팅한 ‘엔 매도 초과폭(Net Short Position on Yen)’이 급감했다며 엔저 국면이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엔 매도 초과폭은 1만 1354계약(약 1419억 엔)으로 전주 대비 85% 줄어들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약 3년 5개월만에 최저치다.


엔 매도 초과폭 추이는 ‘엔 캐리 트레이드’ 동향을 나타낸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미국 달러화 등 고금리 통화 자산이나 주식,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엔화를 팔고 고금리 통화로 환전하기 때문에 엔캐리가 활발해질수록 엔 매도 압력도 강해진다.


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를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CFTC 데이터를 바탕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약 90% 정도 청산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 JP모건은 6일 기준 50~60%, 이후 70%대까지 진행됐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스위스 UBS는 청산규모를 약 40% 정도로 보고 있다.


BNY는 아직 추가 청산 여지가 있어 엔화값이 지금보다 30% 더 올라가 달러당 100엔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스탠다드 은행은 “추가 청산 가능성이 있지만 가장 크고 파괴적인 거품은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지난 7월 중순에 달러당 161엔대까지 떨어졌던 엔화값은 8월 5일 달러당 141엔대까지 상승했다.

12일 현재 달러당 147엔대에서 추이를 형성하는 중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미일 금리차 축소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추가 청산 유인이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는 14일 발표되는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구치 케이이치 리소나 홀딩스 수석 분석가는 닛케이에 “엔화값은 달러당 145~150엔 선에서 안정점을 찾아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주 후반으로 갈수록 변동성은 줄어들었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존스트레이딩의 데이비드 루츠는 “현재로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여전히 시장 모든 것의 진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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