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남자선수, 女복싱 금메달” 美대선도 강타…트럼프 “미친 짓” 해리스 “트젠 위해 싸울 것”

알제리 국적의 이마네 칼리프(파란색 유니폼)가 6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준결승에서 태국의 잔자엠 수완나펭에게 강력한 주먹을 날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XY염색체를 가진 선수의 파리올림픽 여자복싱 출전을 놓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생물학적 남자인 이마네 칼리프(알제리)는 66kg급 16강·8강·4강·결승전에서 여자 선수들을 손쉽게 요리하고 금메달을 땄다.


역시 생물학적 남자인 린위팅(대만)도 여자 57㎏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이 논란의 불똥이 미국 대선으로 튀었다.


트랜스젠더 여자부 출전을 놓고 보수·진보간 논쟁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D 밴스 상원의원은 “바로 이런 것이 카멀라 해리스(민주당 대선 후보, 현 미국 부통령)의 생각이 닿는 곳”이라며 “복싱 경기에서 남자가 여자를 가격하는 것은 역겨운 일”이라고 밝혔다.


미국 유명 여자 수영선수 라일리 게인즈는 “소셜미디어에서 많은 사람들이 카멀라가 여성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여성이기 때문에 트럼프에 투표할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당신 딸들의 미래에 대한 투표”라고 말했다.


게인즈는 여자 대학 수영대회서 트랜스젠더 선수와 경쟁을 경험한 바 있다.


라일리 게인즈 X(옛 트위터)
로런 보버트 공화당 하원의원은 “카멀라 해리스는 남성이 여성 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해리스는 급진좌파의 화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진영에선 이번 올림픽 복싱 논란과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의 입장 표명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아직 해리스 부통령은 묵묵부답이다.


입장 표명은 유보하고 있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생각은 명확해 보인다.

그녀는 확고한 ‘성소수자’(LGBTQ+) 옹호자이기 때문이다.


해리스는 일찌감치 동성 결혼을 지지해 왔다.

지난 2004년 미국 최초의 동성 결혼 주례를 선 사람이 바로 해리스다.


이후 2008년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재직 당시, 해리스는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주 헌법 수정안을 반대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현 부통령). [AP 연합뉴스]
해리스는 올해 3월31일에도 동성애를 향해 옹호 메시지를 냈다.


그녀는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메시지에서 “트랜스젠더를 위해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연방 기념일로 선포한 바 있다.


미국의 민주당은 포괄적 차별 금지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은 성소수자 권리 운동의 최우선 입법 과제다.

바이든 행정부에는 장관·차관 등 고위 공무원 자리를 꿰찬 트랜스젠더가 꽤 있다.


지난달 미국의 LGBTQ 유명인 등 1100명은 해리스 지지 선언을 했다.

지지 서한에는 유명 배우 맷 보머와 조지 타케이, 소피아 부시와 그녀의 파트너인 애슐린 해리스 전 미국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 등이 서명했다.


2015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커플 결혼을 허용하자 백악관에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조명이 켜져 있는 모습. [백악관]
미국 최대 성소수자 옹호 단체인 휴먼라이츠캠페인도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이 단체는 “해리스는 LGBTQ+를 지지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쉽지 않았을 때 LGBTQ+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반면 11월 대선에서 해리스와 경쟁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성애에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트럼프는 과거 대통령 재직 당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시켰다.


트럼프는 또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생물학적 남성 선수를 향해 “칼리프는 좋은 남성 복서”라며 어디까지나 남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에 재선되면)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과 경쟁하는 것을 금지하겠다.

두 가지 성별만 인정하는 연방법을 제정하겠다”며 “남자가 스포츠에서 여자와 경쟁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매우 불공평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에게 주먹 쥐어 화답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이와 함께 미성년자에게 성별 확인 치료를 제공하는 의사를 처벌하고 트랜스젠더 학생을 수용하는 학교에 대해 연방기금 삭감 방침도 약속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념일로 선포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이 올해 기독교 부활절과 겹치자 트럼프는 “미 전역의 가톨릭·개신교 신자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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