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붙은 금리 논쟁 ◆
일본 주식시장이 공황 상태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가운데 추가 하락 가능성도 크다.

미국과의 동조 현상을 대표적 이유로 꼽지만, 섣부른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을 원인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급격한 엔고로 수출 비중이 큰 일본기업 미래를 어둡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켈빈 테이 UBS 글로벌 자산관리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현재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년간 일본 시장이 강세를 보인 유일한 이유는 일본 엔화가 매우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엔화가 제자리를 찾을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본 주식 시장이 투자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급격한 엔고가 수출 기업이 많은 일본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증시 급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하락폭이 큰 종목을 보면 자동차·반도체·화학 등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업종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달러당 엔화값이 1년 만에 약 112엔에서 약 135엔이 된 2023년 3월에 주요 33개 종목의 환율 효과는 약 2조7000억엔으로 조사됐다.

올해도 2분기 달러당 평균 엔화값이 약 156엔까지 떨어지면서 환율 효과는 약 6400억엔에 달한다.

영업이익의 20%가량을 차지한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달러 대비 엔화값이 1엔 상승했을 경우 연간 500억엔의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스즈키 와타루 가쿠슈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닛케이에 "일본은행이 최근의 엔고 현상을 지나친 엔저에서 벗어나는 바람직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이 정도의 급격한 엔고는 경제에 충격을 준다"며 "주가 하락의 저점이 보이지 않는 것은 지나친 엔고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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