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최고권위 기후학자들 설문조사
금세기 내 가뭄·홍수·폭풍 및 사회혼란 예상
“‘준 디스토피아’ 적 미래 예상” 암울한 전망

[사진제공=AP 연합뉴스]
금세기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전보다 최소 섭씨 2.5도 이상 상승하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이 초래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기후학자 38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 같은 응답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번 설문에서 “지구 온도가 2100년까지 얼마나 오를까”라는 질문에 기후학자 380명 중 77%가 2.5도 이상이라고 답했다.

무려 3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후학자도 42%나 됐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설정한 온난화 제한선인 1.5도 상승 목표를 충족할 것이라고 본 기후학자는 6%에 그쳤다.

상승폭 1.5도는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정한 수치다.

최근 수 년간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1.5도를 넘는 시점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는 상황이다.


세계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거의 4분의 3이 ‘정치적 의지 부족’을 꼽았다.

화석연료 산업 같은 기득권 기업의 이익이 원인이라는 응답도 60%에 달했다.


또한 기후학자들 다수는 지구 온도 상승으로 폭염, 산불, 홍수, 폭풍 및 기후변화로 인한 기근, 분쟁, 대규모 이주가 발생하는 ‘준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에서 연구하는 그레타 페클은 “나는 우리가 앞으로 5년 안에 중대한 사회적 혼란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본다”며 “(당국은) 연이은 극단적 상황에 압도되고 식량 생산은 붕괴할 것이다.

미래에 이보다 더 절망을 느낄 수 없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지구 온도가 2도 이하로 상승할 것이라고 본 기후학자들도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고 경고했다.

유엔 코펜하겐 기후센터의 헨리 노펠트는 “나는 우리가 1.5도 목표 달성에 필요한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20년 안에 시행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하지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이 늦어지면 급변점 (tipping point·작은 변화가 누적되다 갑자기 거대 충격이 닥치는 순간)을 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은 2018년 이후 나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주 저자와 심사자들 843명에게 연락해 이 가운데 380명으로부터 받은 답변을 토대로 했다.

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위험을 평가하고 대책을 제시하는 ‘지구 진단서’로 세계 각국의 기후대응 약속을 담은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토대가 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