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 기업 대출이 지난해 말 기준 약 1천900조 원까지 불어난 가운데,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늘(28일)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천889조6천억 원(은행권 1천350조5천억 원, 비은행권 539조1천억 원)으로, 팬데믹 기간(2019년 말∼2023년 말) 분기 평균(전년 동기 대비 기준) 10.8%씩 불어났습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54.3%(98조9천억 원), 56.5%(564조 원) 증가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 미만인 취약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7.4%로, 외환위기 고점(67.8%)보다는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4.1%)보다 높았습니다.

또한 차입금상환배율(총차입금/EBITDA)이 6배를 초과하는 취약 기업의 경우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50.5%로 외환위기 고점(62.0%)보다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53.3%)에 근접했습니다.

부채구조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 기준으로 취약 기업(200% 이상)의 차입금 비중을 계산한 결과, 지난해 6월 말 35.8%로 외환위기 고점(84.3%)보다 크게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6.4%)과 비슷했습니다.

기업 재무 단기 유동성 지표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기준으로는 취약 기업(100% 이하)의 차입금 비중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51.9%로 집계됐습니다.

역시 외환위기 고점(58.2%)보다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47.7%)을 넘어섰습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한은과 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부실 위험기업 비중과 부실 위험기업 차입금 비중이 모두 외환위기,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낮고 기업 부문 부실 규모도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정도로 크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부동산시장 등 내수시장 침체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측면에서, 리스크 평가 지표들의 추가 악화 여부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윤형섭 기자 / yhs931@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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