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아파트 이름에 ‘서반포’ 붙였다…“동작구청 승인 받을 수 있을까?”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11구역. [사진 = 서울시]
흑석동이 언제부터 반포권역이었나요? 집값 중요한 건 당연히 이해하지만 아파트 이름을 저런 식으로 지어도 되나 싶네요.
흑석뉴타운에 올라설 예정인 아파트의 단지명이 ‘서반포 써밋 더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 사업장은 서울 동작구 소재지만 서초구 반포동 소재로 착각할 가능성이 큰 지명을 포함했다.


21일 한국토지신탁에 따르면 최근 흑석11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최종 단지명은 조합원 총회를 통해 투표로 확정된다.


이 단지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동, 1522가구 대단지로 지어진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서울 지하철 9·4호선 동작역과 흑석역을 이용할 수 있는 우수한 입지다.

시공사는 대우건설로,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다.


흑석뉴타운에 들어서는 단지지만 부촌으로 꼽히는 반포 효과를 얻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 지명인 서반포를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지역 자치구별 평균 매매가는 서초구가 27억7088만원으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또 단지명 가운데 더힐은 초고가 아파트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에서 따왔다.

흑석11구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 유도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흑석뉴타운을 구성하는 다른 구역에 조성되는 단지들이 ‘흑석아크로리버하임’이나 ‘흑석리버파크자이’,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 등으로 정해진 것과 다른 행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11구역 위치. [사진 = 카카오맵 갈무리]
누리꾼들은 “반포에 한남까지 끌어온 엄연한 꼼수”, “차라리 한강을 부각하는 것이 더 좋은 셀링 포인트가 될 듯”, “반포 좀 그만 괴롭혀라”, “반포 고급 주택들처럼 지어지는 것도 아니고 마케팅 얼마 못 간다 놔둬라”, “그러면 우리 집은 서압구정인가?”, “집주인인 조합원들이 자산 가치를 띄우겠다는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느냐”, “다른 아파트도 이렇게 많이 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도 지난해 12월 21일 공동주택 명칭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복잡한 외국어 사용 자제 ▲고유 지명 활용 ▲펫네임 사용 자제 ▲글자 수 10자 이내 ▲다른 행정동·법정동 이름 사용 지양 ▲주민이 원하는 이름을 위한 제정 절차 이행 등을 권고했다.


이에 서반포 써밋 더힐 단지명 사용 승인 여부에 주택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이 단지의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동작구청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동작구청이 서반포 단지명 사용을 허가할 시 부동산시장에 혼란을 줄 것이라는 지적과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자와 지자체 간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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