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에서 개최한 ‘한국에서 ESG 중 G(거버넌스)의 역할과 중요성’ 세미나에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최동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세미나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운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선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19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에서 개최한 ‘한국에서 ESG 중 G(거버넌스)의 역할과 중요성’ 세미나에서 최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가 부재한 한국 기업이 E(환경)과 S(사회)를 경영진 평가의 지표로 삼는다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경영진과 지배주주의 결정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대리인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리인 문제’는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사 자원을 오용하는 등 정보의 불균형, 감시의 불완전성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일컫는다.


지난 2019년 8월 미국의 주요 대기업 CEO로 구성된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은 ‘고객, 직원, 공급업자, 지역사회,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기업을 이끌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997년부터 BRT는 기업의 목적을 ‘주주의 이익 제고’로 정했으나 이제는 주주뿐만이 아니라 이해관계자(stakeholder) 모두를 위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이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경영진들은 발표 이후에 실제로 행동에 온긴 사례는 드물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애매모호한 ESG 성과를 추구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우니 쇼에 놀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E(환경)과 S(사회) 경영 추구의 효과가 생기기 위해서 거버넌스가 가장 중요한 믿음의 토양”이라며 “기업에게 섣부르게 ESG를 추구하라고 강요하기보다도 ESG 관련 공시 내용이나 평가지표 정교화 등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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