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귤러’ 커피 사놓고선 ‘라지’ 마셔 파면된 교장…편의점서 가능해?

‘셀프 커피’ 악용해 사이즈 꼼수 들통
레귤러 주문하고 라지 사이즈 받아마셔
국내 편의점 CU·GS25서도 가능한 방식

GS25 ‘카페25’ <사진=GS25>
편의점에서 커피 머신을 사용하는 ‘셀프 커피’를 구매할 때 제값보다 큰 사이즈로 몰래 커피를 내려 마시는 ‘얌체 수법’이 일본에서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편의점 테이크아웃 커피는 계산대에서 컵만 제공하고, 구매자가 직접 커피머신에서 내려 마시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 같은 수법은 국내 일부 편의점에서도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일본 현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효고현의 한 사립 중학교 교장 A씨는 지난 1년 교육위원회에서 절도 혐의가 인정돼 파면에 해당하는 징계면직 처분을 받았다.

정년을 앞두고 2300만엔(약 2억원) 이상의 퇴직금도 잃었다.


A씨의 절도 편취액은 거액이 아닌 단돈 490엔(약 4400원)에 불과하다.


총 7차례에 걸쳐 편의점에서 레귤러(보통) 사이즈 커피를 주문하고는 라지 사이즈 커피를 받아 마셨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현지 편의점에서 110엔(약 1000원)짜리 레귤러 커피를 주문하고 실수로 180엔(약 1630원)짜리 라지 커피를 눌렀는데, 레귤러 커피 컵이 흘러넘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채고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편의점 점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A씨를 불기소 처분했지만 교육위원회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가했다.


CU ‘get커피’ <사진=BGF리테일>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국내 편의점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 GS25의 ‘카페25’의 경우 스몰 사이즈 컵 용량은 약 285㎖다.

라지 사이즈 커피는 245㎖를 기준으로 한다.

스몰 컵에는 라지 커피가 거의 꽉 차지만, 내려마시려면 충분히 가능한 크기다.


GS25 관계자는 “커피를 들고 이동할 때 쉽게 넘치지 않게 하기 위해 음료는 컵 사이즈의 70% 정도로 설정했기 때문에, 스몰 사이즈 컵으로도 라지 커피를 받을 수는 있다”며 “이를 일일이 잡아내기는 힘들고 사실상 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CU의 ’get커피‘는 뜨거운 커피 기준으로 M(미디움), L(라지), 벤티 3가지 크기로 나뉘어 있다.

다만 일부 점포 외에는 M 사이즈 컵은 없고 L, 벤티 사이즈 컵만 제공된다.


이 때문에 M 사이즈 커피를 주문하고, L 사이즈 컵을 받아 몰래 더 큰 사이즈를 받아 마실 수 있다.


이마트24는 뜨거운 음료의 경우 커피 사이즈가 한 가지로만 제공되고, 아이스 커피는 레귤러 사이즈에 빅 사이즈 음료를 담으면 넘쳐 흘러 속임수가 불가능하다.


세븐일레븐 역시 레귤러 사이즈 컵에 라지 사이즈 커피를 받으면 잔이 넘친다고 밝혔다.


셀프식 커피는 주로 시간대별로 1명의 직원이 매장 전체를 관리하는 편의점이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이를 감안해 음료 사이즈에 따라 컵 크기를 확연히 달리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개별 소비자들이 양심적으로 구매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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