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출처=연합뉴스)
삼성그룹 전체 계열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주6일 근무가 전격 시행된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 실적 악화와 이스라엘·이란 전쟁 가능성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자발적으로 ‘비상경영’에 나선 것이다.

업무 상황에 따라 주말(토요일, 일요일) 중 하루를 골라 근무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은 임원들의 주6일 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E&A 등 설계·조달·시공(EPC) 3사 임원들은 이미 올해 초부터 주 6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도 실적 부진에 개발·지원 등 일부 부서 임원들이 주6일 근무를 해왔다.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들도 주6일 근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 역시 조만간 주6일제 선언에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임원 주6일제 시행은 삼성전자 실적 영향이 크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사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15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로 경영 실적이 악화했다.

반도체 산업은 2018년 당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5.6%를 책임질 정도의 핵심 산업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임원들은 경영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도 했다.

2023년 회계연도 사업 보고서 기준 삼성그룹 임원 평균 보수는 22억1500만원이다.


기업 경영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대외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란과 이스라엘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환율과 유가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

3월 말 기준 배럴당 86.31달러였던 두바이유는 지난 16일 기준 90.26달러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 중 1400원을 찍었다.


그러나 삼성 내부에서는 인공지능(AI) 발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주4일제 도입하는 전 세계 산업계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주 6일 근무 지침을 강제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하들의 ‘동반 출근’은 엄격히 금지된다.


한편 다른 대기업들도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임원 근무 강도를 높이는 비상경영 체제로 돌아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SK그룹은 월 1회 평일에 개최한 ‘전략글로벌위원회’를 지난 2월부터 격주 토요일 개최하는 것으로 바꿨다.

경영진 회의를 토요일에 연 것은 2000년 7월 주 5일 근무제 도입 이후 24년 만이다.

SK텔레콤 임원들도 매월 주 2회 금요일 쉬던 ‘해피 프라이데이’를 반납하고 출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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