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발 빼야하나”…‘코스피 하락’ 전조증상 나타났다는데

최근 중동 긴장 커지고 금리 안갯속
미국 공포지수 저점대비 54% 올라
증시 전문가 “보수적인 투자해야”

VIX지수 추이
미국 증시가 빠르게 하락할때 상승하는 ‘공포 지수’인 VIX(Volatity, 변동성) 지수가 최근 치솟는 가운데, 이 지수가 오른 후 국내 증시가 급락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국내외 시장에서 변동성이 큰 상황에는 이에 맞는 달라진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8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VIX지수는 18.21으로 연초대비 37.9%, 지난해 12월12일 최저점과 비교하면 54.2%나 뛰었다.

최근 한달간 상승폭도 27.1%에 달한다.


올해 초 증시 호조에 연일 하락곡선을 그리던 VIX지수는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무력충돌로 인한 중동지역 불안감 상승, 유가급등,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등 각종 악재가 겹치자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VIX지수는 CBOE에 상장된 S&P500 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낸다.

VIX지수 상승은 시장에서 S&P500 지수 옵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는 것, 즉 향후 주가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해 주가하락을 촉발하는데, 그 결과 일반적으로는 S&P500 지수 흐름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 주가가 대폭락했던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2020년 코로나 사태 당시 VIX지수는 각각 80, 60을 돌파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연말부터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빅테크를 필두로 상승랠리가 시작되고 이후 S&P500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자 최근 1년새 최저점인 11.81 떨어진 후 계속 그 주변에 머물렀다.


그러다 최근 S&P500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입장이 부각되면서 20에 가까워질 만큼 급상승했다.


특히 이 같은 VIX지수 상승은 일정 시간을 두고 코스피 하락과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VIX지수 변동과 코스피 수익률 움직임을 살펴본 결과 VIX지수가 월간 20% 상승한 다음달부터 3개월간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7.1%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VIX지수 상승률이 30%일 경우 코스피 수익률 하락폭은 10%, 40%일 때는 11.6%까지 커진다.


시장에서는 지금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증시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은 보수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VIX로 보면 극단적인 투매가 지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누적된 주식시장 상승 피로에 따른 조정 국면은 좀 더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VIX가 20에 진입하면 과매도 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변동성 지표들이 더 확대되기 어려운 구간에 진입했을 때 비중을 확대하는 쪽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 시기에 유리한 스타일을 지닌 종목 포트폴리오로 대응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VIX지수가 치솟은 영향으로 VIX지수를 추종하는 ETF 수익률도 최근 급등했다.


실제 미국 증시에서 VIX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인 ProShares VIX Short-Term Futures(VIXY)는 지난 12일 하루에만 8.81% 올랐다.


이를 포함한 최근 한달 수익률은 17일 종가 기준 5.61%로 집계됐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이 -62.59%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새 70%포인트 가까이 회복된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투자는 피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관련 상품은 선물에 투자해 롤오버(만기 연장) 비용이 발생하는데 장기보유할 수록 비용부담도 커져 수익률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하루에만 무려 16.1%가 올랐지만 16일에는 4.32%나 떨어지는 등 VIX지수 자체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위험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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