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주방 가전·가구 전시회 '유로쿠치나 2024'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유럽 브랜드 보쉬·밀레, 중국 하이얼, 미국 월풀 등 다양한 가전 업체가 참여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음성비서 플랫폼 '빅스비'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적용해 오는 7월부터 삼성전자 가전에 탑재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빅스비를 업그레이드해 유럽 등 해외 가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가구 디자인 박람회 '유로쿠치나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전 시장 공략 방안을 공개했다.


빅스비는 음성으로 가전 제어가 가능한 삼성전자의 음성비서 플랫폼이다.

LLM 기반의 생성형 AI가 빅스비에 도입되면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러운 음성 제어가 가능하다.

기존에 학습되지 않은 지시나 복잡한 명령어를 알아듣고, 이전 대화를 기억하며 연속으로 이어서 대화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비전 AI'에 기존 가전 제조사들과의 차별점을 더했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에는 32형 터치스크린이 탑재돼 주방에서도 콘텐츠를 시청하고 삼성푸드에 저장된 레시피를 불러올 수 있다.

또 내부 카메라가 식재료가 들어가고 나가는 순간을 인식해 식재료 리스트를 만들고 보관 기한 임박 시 알림을 전달해준다.


'애니플레이스 인덕션'에도 7형 터치스크린 'AI홈'이 탑재됐다.

기호에 맞는 레시피를 추천받아 이를 보면서 요리하거나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다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한 부회장은 "우리 회사처럼 이렇게 많은 제품을 만드는 곳이 없다.

애플도 가전은 안 하고, LG도 휴대폰 사업을 접지 않았느냐"며 "연결을 잘하면 애플과도 겨뤄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플이 AI를 못 내서 어려워할지 누가 알았겠느냐"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가전 사업이 궤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생활가전(DA)사업부가 아직 1등을 못 하고 있지만, (TV와 휴대폰의) 후광을 받고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연결 경험을 주면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가전 사업이 웃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은 유럽 빌트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프리미엄 빌트인 신제품도 전시했다.

이달 유럽에서 출시한 '빌트인 와이드 냉장고'는 삼성전자 빌트인 냉장고 라인업 중 최초의 와이드 모델이다.


내부 용량은 기존 모델보다 91ℓ 커진 389ℓ다.

와이드 빌트인 시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이탈리아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또한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동일한 에너지 등급 모델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1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출시를 앞둔 빌트인 식기세척기 신제품은 힌지 성능이 극대화된 '키친핏 슬라이딩 도어'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주방 하부장에 꽉 맞게 설치하면서도 도어를 손쉽게 열 수 있다.

이 제품은 에너지 효율에 민감한 유럽 소비자들을 겨냥해 에너지효율 A·B등급을 획득했다.

또 특정 사이클에서 43㏈로 조용한 도서관 수준의 저소음을 구현했다.


[밀라노 오찬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