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2차전지주에 쏠렸지만 정작 2차전지주로 수익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2차전지주 주가가 급상승했던 시기보다 오히려 올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랠리 장세에서 더 큰 수익을 냈다.


16일 매일경제 의뢰에 따라 NH투자증권이 자사 개인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7월 국내 주식 수익률은 -1.34%에 그쳤다.

당시 코스피가 7월 한 달 동안 2.66% 상승한 것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다.


이번 분석은 해당 기간에 평균 잔액 10만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 계좌 현황을 집계한 것으로 약 250만계좌가 대상이다.

수익률은 해당 기간에 보유했거나 매수·매도한 주식을 모두 포함해 집계했다.


지난해 7월은 2차전지주가 유망한 투자처로 본격 떠오른 시기다.

이 시기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개인투자자는 POSCO홀딩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 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관련주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속해 있었다.

주요 2차전지주 10개를 모은 'KRX 2차전지 TOP10지수'는 지난해 7월 한 달간 무려 22.14% 올랐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 성적표는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그해 8월에도 개인의 2차전지 매수세는 계속됐다.

다만 이 시기 코스피가 2.9% 하락하고 2차전지 지수도 10.18% 급락했다.

개인의 투자 수익률도 -2.19%로 전달에 비해 더 떨어졌다.


다만 남성의 경우 8월 POSCO홀딩스보다 삼성전자를 더 많이 매수하면서 수익률이 -2%에 그쳤다.

POSCO홀딩스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여성의 수익률은 같은 달 -2.36%로 남성보다 더 낮았다.


이 시기 개인의 주식 회전율도 높았다.

7월에는 6.4%, 8월에는 5.2%를 기록했다.

회전율은 일 평잔 2배 대비 약정 금액의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활발한 매매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은 2차전지 장세가 펼쳐질 때보다 올해 들어 정부가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목받은 시기에 더 높았다.

지난 2월 본격적인 랠리가 시작되며 코스피가 5.82% 상승했다.

이 시기 개인의 투자 수익률도 3.5%로 전달 마이너스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코스피가 3.95% 상승하는 동안 개인 수익률도 3.46%를 기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을 매도하면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2월 현대차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당시 현대차는 한 달 사이 28.73% 올랐다.

지난달에도 개인은 한 달 사이 12% 넘게 오른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이 2~3월 네이버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영향으로 투자 수익률이 코스피를 밑돌았다.

네이버 주가는 두 달 동안 6.53% 하락했다.


한편 지난해 2차전지 장세에선 회전율이 낮을수록 수익률도 낮았지만 올해 밸류업 장세에서는 회전율이 낮을수록 수익률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19세 미만 개인의 회전율은 3.45%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고 수익률도 -1.6%로 가장 낮았다.

지난달에도 19세 미만의 회전율이 4.16%로 가장 낮았는데 수익률은 5.06%로 가장 높았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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