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12일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현재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멤버십 회비 변경은 2021년 12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린 이래 2년 4개월 만이다.

신규 회원은 오는 13일부터 변경된 회비가 바로 적용되고, 기존 회원은 오는 8월 첫 결제일부터 적용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트럭들이 모여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1400만명 유료 회원을 보유한 쿠팡이 멤버십 요금을 58%나 인상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쿠팡이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12일 와우멤버십에 가입하는 신규 회원 요금을 기존의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올렸다.

지난 2021년 말 멤버십 요금을 4990원으로 인상한 지 약 2년 4개월 만이다.

월 요금 4990원을 내던 기존 회원들은 오는 8월부터 인상된 요금이 적용된다.

이번 인상으로 인해 쿠팡의 유료 멤버십 수익은 연 8388억원에서 1조3260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이용 빈도가 높은 회원 수백만 명의 경우 연간 약 97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나의 멤버십을 통해 무료 로켓배송, 반품, 직구, OTT 서비스 이용 등으로 고객 부담을 줄여 주고 있다는 뜻. 쿠팡 관계자는 “와우멤버십은 쇼핑, 엔터테인먼트, 음식 배달까지 모두 무료 혜택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압도적인 가성비를 갖췄다”며 “와우 회원을 위한 특별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 보름 만에 멤버십 가격을 올린 점과 단번에 높은 인상률을 적용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한 이용자는 “온라인 시장을 장악한 뒤 수익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의 전형적인 사업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 반발에도 급격한 요금 인상에 나선 것을 두고 유통 업계에서는 10년간 누적적자 6조원 이상을 내며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쿠팡의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지난 2023년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했으나 영업이익률이 1.9%에 불과할 정도로 수익성이 낮다.

앞서 쿠팡은 알리바바의 국내 물류센터 구축 등 대규모 투자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3년간 3조원을 투자해 전국 5000만 인구에게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증시에선 이번 요금 인상으로 쿠팡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기준 뉴욕 증시에선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아이엔씨(Inc) 주가가 종가 기준 21.25달러로 전날보다 2.19달러(11.49%)가량 올랐다.

쿠팡의 주가가 20달러 선을 넘은 것은 1년 6개월여 만이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요금 인상으로 실제 이탈하는 소비자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쿠팡이 지난 2021년 12월 유료 멤버십 요금을 2000원 인상했을 때 유료 회원 수는 다음해 200만명가량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한 차례 가격 인상 후에도 가입자가 유지되는 록인(lock-in) 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며 “쿠팡의 뚜렷한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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