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달러 현상에 12일 달러당 원화값이 10원 이상 급락하면서 1370원대로 추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1.3원 내린 137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은 연중 최저치를 5거래일 연속 경신했다.

미국에서 고물가 상황이 두드러지며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자 달러 몸값이 계속 올라간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날 기준금리를 10차례 연속 3.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농산물 값 급등과 국제유가 상승을 비롯한 물가 불안 요인을 반영한 것이다.


이날 원화값 절하 폭이 커진 데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원화값 하락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시장에서 달러 매수 움직임이 강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오전 1360원 후반대에서 거래됐던 원화값은 오후 들어 1375.50원까지 미끄러졌다.

2022년 11월 10일(1378.50원) 이후 1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최근 원화값 하락과 관련해 "미국 피벗(금리 인하 전환)에 대한 기대가 뒤로 밀리면서 달러가 강세인 면이 있다"며 "단순히 원화만 절하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주변국 영향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 환율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환율을 안정시킬 여력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도 원화값이 현재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크게 떨어지면 외환당국이 개입해 시장을 진정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달러당 엔화값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엔화가치는 1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달러당 153.38엔까지 추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달러당 153엔을 돌파하며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김정환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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