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기업금융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이 은행의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지만 정부가 금융권에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관리를 주문하면서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40조672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1655억원 늘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9조1817억원이나 된다.


중소기업대출에 포함되는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321조6549억원으로 전월 대비 8609억원, 작년 말 대비 2조4245억원 늘었다.


이처럼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이 늘어나는 것은 올 2월 이후 시중은행들이 이들 대출에 부여하고 있는 금리 혜택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중소기업 한시 특별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출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들은 한은으로부터 연 2%의 저리로 자금을 공급받아 개인사업자·중소기업에 대출을 내줄 수 있다.


실제 최근 전국은행연합회에 고시된 5대 은행의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대한 평균 신규대출 금리(물적담보대출 기준)는 낮아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대출 금리가 올 3월 5%로 1월 5.54%에 비해 0.54%포인트나 내려갔다.


개인사업자대출 금리 역시 1월 5.64%에서 3월 4.99%로 0.65%포인트나 하락했다.

신한은행도 연초 대비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0.37%포인트 낮췄는데, 기업영업 강화라는 은행 기조와 함께 한은이 지원하는 금융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알리고 취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3월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2조4162억원 늘어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은 전사적으로 기업금융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2월부터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에 기본 부여하고,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다.

NH농협은행 측은 "기업여신 조기사업 추진을 위해 우대금리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 금리 인하 및 취급 비중 확대 기조 속에서 우리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잔액을 연초 대비 줄였다.

전반적인 은행채 금리 하락 속에 금리 자체는 낮아졌지만 물적담보대출 기준으로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 금리 인하폭도 다른 은행 대비 가장 작았다.

우리은행 측은 "부동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여신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 확대 기조는 인터넷 전문 은행과의 금리 역전 현상에서도 엿보인다.

개인사업자대출 가운데 보증서를 담보로 진행되는 대출의 경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 은행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영역인데, 5대 은행의 3월 신규 취급 금리가 4.85~5.11%였던 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5.49%, 케이뱅크는 5.31%로 비교적 높았다.

5대 은행이 연초 대비 많게는 0.3%포인트나 금리를 낮춘 영향이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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