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오는 12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 펀더멘털이 흔들리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대폭 꺾인 탓이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12일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통해 현재 3.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해 1월 금리인상에 나선 뒤 2·4·5·7·8·10·11월과 올해 1·2월까지 9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도 지난달에 이어 동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는 80달러대 중반부 진입과 함께 국내 신선식품의 물가 오름세까지 가팔라지고 있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로 낮아졌다가 2월에 3.1%로 올라선 뒤 2개월째 3%대를 이어가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지난달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2월 22일 개최) 의사록에서 한 의원은 “물가가 기조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목표 대비 높고,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면 올해와 내년 성장이 잠재성장률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요인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달과 비교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한 단계 낮아진 점도 금리 동결이 우세하다는 근거 중 하나다.

연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연준이 지난 3월이나 늦어도 5월 중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경제지표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를 오는 6월까지 미뤄잡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2%까지 계속 하락하는 것이라고 줄곧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나 더 확신을 가지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도 지난달과 비교해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매파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한은 입장에서도 인하에 나서기는 다소 수월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2월 개인소비지출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3월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지수도 50.2%로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확장세로 전환되는 등 미국의 경제지표는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물가 경로도 울퉁불퉁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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