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창시자 엄마도 한국서 나타났다… “비트코인 오를지 알고 있다면 놀러갔을 것” [매일코인]

나탈리아 아멜린(왼쪽) 메티스 DC of Planning과 엘레나 시넬리코바 메티스공동설립자<사진=언디파인드랩스>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20일 정도 앞두고 있고, 반감기 이후엔 항상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가격이 오를지는 나도 모르겠다.

과거가 미래를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지 알았으면 여기 있지 않고 어디 놀러 갔을 것이다.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메티스의 탈중앙화 기획자 나탈리아 아멜린은 비트코인의 가격 향방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나탈리아 아멜린은 컴퓨터 공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공학자다.

공학자다운 답변이었다.


아멜린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블록체인 해커톤행사인 ‘이드서울2042(ETHSEOUL 2024)’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아멜린 “아들에게 블록체인을 배웠다”
아멜린은 이더리움 레이어2 프로젝트인 ‘메티스(METIS)’에서 일하고 있다.

레이어2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뢰성을 담보하면서 속도를 올린 일종의 확장판이다.


아멜린은 투자자들을 만나는 업무를 2년 정도 했고, 지금은 메티스의 탈중앙화를 디자인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비탈린 부테린 <김호영기자>
아멜린은 사실 비탈릭 부테린의 어머니로 더 유명하다.

아멜린은 컴퓨터 과학자인 전 남편 드미트린 부테린을 만나 1994년 비탈릭 부테린을 낳았다.

드미트리 부테린 또한 컴퓨터 과학자다.


아멜린은 블록체인을 아들 비탈릭 부테린을 통해 처음 배웠다.

아멜린은 “비탈릭은 고등학생때 비트코인 매거진에 기고를 하며 나에게도 블록체인에 대한 얘기를 종종 했다”면서 “그를 통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의 초기 아이디어를 접했던 것도 아멜린이다.

아멜린은 “아들은 이더리움의 초기 아이디어를 내게 설명했다”면서 “그의 아이디어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밈코인, 특히 당시 이슈였던 도지코인 등에 관해 토론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
아멜린은 공교롭게도 현재 이더리움이 당면한 가장 주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메티스에 몸담고 있다.


메티스는 이더리움의 약점인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려고한다.


블록체인의 트릴레마.<사진=해시넷>
블록체인은 신뢰 확보를 위해 장부를 나눠 갖고 함께 검증하는 특성을 갖는다.

더 많은 사람이 장부를 검증할수록 장부는 탈중앙화된다.

정보도 모두에게 평등하게 공유된다.

기존 금융기관이 갖는 권력이 블록체인에선 없다.


하지만 거래 처리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많은 사람이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이 확장성이 떨어지는 이유다.


블록체인은 많은 사람이 검증에 참여한다.

하지만 검증에 참여한 100명 중 51명이 짜고 친다면 검증 내용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

이러면 보안성이 떨어진다.


리플의 경우 폐쇄형 블록체인으로 권한이 부여된 소수만 검증에 참여한다.

탈중앙화를 일부 포기한 대신 보안성을 높였다.

하지만 리플과 같은 형태는 중앙화된 기존 거래 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블록체인은 이런 이유로 인해 확장성(Scalability),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보안성(Security)의 세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다는 ‘트릴레마’가 존재한다.


이더리움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메티스’
이더리움 또한 느리고 너무 비싸다.

대중적으로 이용되기 쉽지 않다.

메티스는 이를 해결하는 게 목표다.


아멜린과 함께 방한한 엘레나 시넬리코바 메티스 공동설립자는 “이더리움은 사용자가 늘어나고 생태계가 커지면서 점점 네트워크 이용료가 비싸지고 느려졌다”면서 “메티스와 같은 롤업(Roll-up)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밖에서 거래를 처리하고 이더리움엔 결과값만 올리는 기술을 통해 이더리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롤업은 일종의 외주를 주는 행위다.

자잘한 업무를 이더리움 외부에 외주를 주고, 일이 완료됐다는 최종 결재문서만 이더리움이 처리하는 식이다.

이러면 이더리움의 업무는 크게 줄어든다.


다만 이더리움 롤업의 경우에도 지속해서 지적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더리움의 업무를 받아 외주 작업자를 지정하고, 업무 처리 문서를 모아 다시 이더리움에 결재를 올리는 역할을 하는 ‘시퀀서’로 인해 네트워크에 중앙화된 지점이 생긴다는 점이다.


시퀀서가 해킹되거나 다운되면 네트워크는 아무 것도 못한다.


시넬리코바는 “메티스는 시퀀서를 탈중앙화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L1 vs L2
다만 최근 레이어1이 더 주목받고 있는 건 메티스가 넘어서야 할 과제다.

레이어1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개선하기보다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경쟁할 수 있는 빠르고 가벼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프로젝트다.


엘레나 시넬리코바 메티스 창립자<언디파인드랩스>
솔라나, 앱토스, 수이와 같은 대형 레이어1 프로젝트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빠른 거래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확장성 높은 레이어1임을 홍보한다.

이들은 각자의 기술을 내세워 거래처리 속도를 충분히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탈중앙화된 레이어1인데다가 속도까지 빠르다면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엘레나 대표는 “다른 레이어1보다는 이더리움이 가진 탈중앙화적 기반이 매우 매력적이다.

이미 오랜 기간 생태계를 구축해 왔고 신뢰를 줬다”면서 “솔라나와 같은 새로운 레이어1도 휼륭하지만 블록체인 업계는 여전히 너무 초기 단계다.

메티스와 솔라나가 모두 각각의 목적을 위해 성장하는 게 전체 산업을 위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을 기반으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보다는 성능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블록체인이 탈중앙화되지 않는다면 그냥 아마존과 같은 기존 서비스를 쓰는 게 낫지 않냐”면서 “기업들도 정부의 개입과 규제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중앙화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웹3의 본질인 ‘흥미’를 보여주는게 밈코인...RWA는 탈중앙화로 해내야
최근 코인 시장에서 유행하는 밈코인에 대한 아이디어도 내놨다.


엘레나는 “밈코인의 유행과 같은 건 시장이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밈코인과 같은 것들이 거래되는 블록체인 시장이 주식이나 은행과 같은 규제와 보호 조치가 없어서 매우 위험한 건 맞지만 반대로 매우 자유롭기에 사람들도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에밀린은 “밈코인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투자자들이 때때로 자신이 어른이라는 걸 잊어버린다는 점”이라면서 “투자는 항상 본인의 책임이기에 밈코인 투자에서도 위험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이나 원자재와 같은 실물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아이디어인 ‘RWA’와 관련해서는 탈중앙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엘레나 대표는 “블록체인과 블록체인 밖의 데이터를 연결하는 건 중앙화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탈중앙화 거버넌스와 같은 구조를 채택하는 걸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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