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났어야 했는데”…밸류업 열풍에 달리던 ‘이 종목’ 주저앉았네

배당시즌 지나자 밸류업株 털썩
현대차·기아 한달새 8% 넘게 뚝
은행·증권·보험도 동반약세 보여

현대차 · 기아 사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 [매경DB]

배당 시즌 종료 이후 자동차와 금융주를 비롯한 밸류업 수혜주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당장 뚜렷한 실적 개선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내 증시 밸류업 정책 동력마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자동차 지수는 최근 일주일새 7.1% 하락했다.

한달간 낙폭은 -8.9%에 달한다.

대장주인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각각 9.8%, 8.7% 빠졌다.

KRX 자동차 지수가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11.3% 급등한 점을 고려할 때 큰 조정을 겪는 모양새다.

금융주도 상황이 비슷하다.

KRX 은행 지수는 지난 일주일간 9.6% 하락하며 낙폭이 컸다.

KRX 보험과 KRX 증권 지수 역시 같은 기간 각각 7.6%, 6.2%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 지수는 지난 1월부터 2월까지만 해도 14~17%가량 뛰었다.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들이 3월 들어 약세를 보이는 점을 두고 정책 동력 약화 가능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 여소야대 국면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정부 정책 추진력에 우려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자본시장 선진화 주요 과제 중 금투세 폐지, 배당절차 개선, 자사주 소각 유인 등 세법·상법·자본시장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는 정책이 포함돼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2년 현 정부 출범 후 2년간 계류 중인 정부 제출 의안은 204건에 달했다.

반등 여력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1분기 판매량 자체는 소폭 감소하더라도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로 수익성을 방어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추가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반면 은행업계는 1분기 수천억원대 홍콩 ELS 배상에 따른 손실 반영이 유력하다.

증권업계도 부동산 업황 부진이 여전해 실적 개선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다만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의 자동차·금융주 매수세는 여전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는 하나금융지주(540억원), 삼성생명(470억원), 현대모비스(330억원), 현대차우(290억원), 기업은행(280억원) 등이 포함됐다.